[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글로벌 경기가 코로나19에서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내구재 소비 등이 회복을 보임에 따라 이들 업종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연중 고점인 2300대에 안착한 가운데, 상승을 주도한 비대면(언택트)주들이 단기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했던 업종들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하반기 반도체,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상승이 전망된다.

최근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수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미국 실질금리는 3월 말 마이너스(-)로 전화된 후에도 계속 하락하며 –1%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또한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했고,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에 최근 고객예탁금 50조원을 넘었고, 신용융자잔고 또한 14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펀더멘탈 측면에서도 미국은 2분기 국민 총소득(GDP) 성장률은 32.7% 감소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도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국은 대부분 국가들 보다 양호한 3.3% 감소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코로나19 반사 수혜가 예상되거나 성장 프리미엄을 받은 언택트주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해당 종목들은 지수 대비 너무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단기 조정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예신 연구원은 “언택트주들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동안 주가 회복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들이 연중 고점 대비 현재가 괴리율을 축소해나가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미국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의 개인소비자지출(PCE)는 전월보다 5.6% 올랐다. 이번 발표에서는 자동차 등을 포함한 내구재 소비가 8.7% 증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내구재 소비는 5월에 전월 대비 28.6% 증가한 이후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되는데 약 1년 반 정도가 소요됐다. 

▲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월은 추정치 자료=관세청, 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향 수출은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가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고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며 전년 대비 7.7%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에 대한 7월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은 각각 14.2%, 83.6% 확대됐다.

전체 수출에서도 반도체는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1~7월)에도 전년 대비 누계 0.3% 하락에 그쳐 탄탄한 펀드멘털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6월 작년 대비 32.8% 감소에서 7월에는 4.2% 감소로 빠르게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증가는 해당 업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12개월 선행 기준) 상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KOSPI 전체 실적 컨센서스 변화(1개월 전 대비)에서 기여율이 높은 업종은 자동차(27%)와 반도체(15%)다. 

이예신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해 왔다. 앞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다음 주자로 나설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라면서도 “최근 미국 ISM 소비자 재고 지수가 7월 다시 하락 전환한 바 있어, 소비 회복 탄력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