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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여론전’ 검찰·삼성전자 복잡한 ‘속사정’ 꼬일 대로 꼬여버린 실타래
▲ (사진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석열 검찰총장. 출처= 뉴시스/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이 연일 미뤄지고 있다.

검찰은 검찰대로 압박을 받고, 삼성 역시 총수의 불안한 입지라는 리스크를 계속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과 삼성을 둘러싼 치열한 여론전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기소유예 잠정결론?

며칠 전 한 매체는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유예(검사 혹은 검찰이 형사 사건에 대해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만, 사건의 정황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를 잠정 결론 내렸고 곧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상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지’ 권고를 받아들이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결론이다. 그러나 보도가 나온 직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여부 문제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라면서 “일련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같은 혼선은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낸 이후 검찰의 결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검찰은 7월 중으로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따를 것인지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이는 한 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

▲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최근의 여러 논란들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출처= 뉴시스

정치권 분쟁의 중심 '검찰'

검찰은 검찰대로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추미에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여·야 정치세력의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검찰의 상황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와 별개로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특정 언론사가 정치적으로 협력 관계에 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여당에게 추궁 받고 있다.

관련된 수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윤 총장 측 검사가 여당 세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와 압박을 받았다는 정황이 제기됐고 관련 인물로 추미애 장관까지 거론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이에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간에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유예’ 보도를 접한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국내 시민단체들은 검찰에게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진행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단체들은 “기소 유예라는 것은 유죄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우선 기소를 한 뒤에 재판장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윤 총장은 거대 경제 권력에 대해 맞서 싸우는 일관성을 보여주길 바란다”라면서 검찰과 윤석열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불안한 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검찰의 최종 결정이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에서 총수의 안정되지 못한 입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미-중 분쟁 등 대내외적 악재 가운데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적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은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만큼 이 부회장과 경영진들이 경영 전반을 살필 시간은 줄어든다. 여기에 최악의 상황에서 또 이 부회장의 법정 구속이 결정되면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 삼성은 총수의 부재라는 위기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각 지역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살피는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을 조명함으로 총수의 ‘역할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 삼성전자

불안한 삼성전자의 입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지난 7월 15일 삼성전자 가전사업(CE)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의 발언이다. 그는 “3분기 이후 그리고 내년까지 국내 전자-IT업계에는 큰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문경영인으로는 요즘과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리더 역할을 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쉽사리, 단기간에 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여·야 정치권 분쟁은 진보 정당과 보수 정당이 각자의 당운을 걸고 벌이는 치열한 공방전으로 각 정당은 우선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그 한 가운데에 검찰이 있다”라면서 “이 여론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문제이기에 검찰은 이 문제를 자신들의 입지에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력의 다툼 속에 휘말린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의 상황은 마치 제대로 꼬여버린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삼성전자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20.08.07  16: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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