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식 10가지 황금법칙> 피터 세일런 지음, 김상우 옮김, 부크온 펴냄.

피터 세일런(Peter Seilern)은 영국의 펀드 매니저다. 1973년 투자업계에 입문해 1989년 런던에 ‘세일런 투자운용’을 설립했다. 자금운용 규모는 15억 달러다. 세일런은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그는 지배적인 투자 신화들을 깨뜨려왔다.

그는 배당에 대한 집착을 비판하며, 투자 분산의 신화도 외면한다. 특히 학계와 미디어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고수익은 고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근본 가정에 이의를 제기한다. ‘저위험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지론을 증명하기 위해 ‘퀄리티 성장투자’ 기법을 창안했다. 모토는 ‘최고만이 적합하다(Only the best is good enough)’이다. 그는 ‘10가지 황금법칙’이란 엄격한 기준을 세워 초우량 기업만을 펀드에 편입했다. 그런 다음 한 눈 팔지 않고 보유 주식들의 영업실적과 미래성과를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세일런은 저위험과 고수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을까? ‘퀄리티 성장기업’은 평균 이상의 수익과 평균 이하의 리스크를 나타냈다. 경기확장기에는 좋은 실적을 내고 경기침체기와 여타 경제 충격기에는 저항력과 회복력을 보여줬다.

2006년 출시한 ‘세일런세계성장펀드’는 15년간 누적 수익률이 240.9%에 달했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복리로 연평균 13%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세일런은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며 투자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책에는 퀄리티 성장기업을 찾아내는 법이 나온다. 국가의 GDP 성장률보다 성장률이 높거나 높아지고 있는 산업부터 찾은 뒤 해당 산업에서 10가지 기준(10가지 황금법칙)에 기초해 최고의 기업들을 찾는 것이다. ▲확장 가능한 사업모델 ▲소속 산업의 우수한 성장성 ▲지속적인 산업 주도력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강력한 유기적 성장 ▲사업대상 지역 및 고객의 건전한 분산 ▲낮은 자본집약도와 높은 자본수익률 ▲튼튼한 재무구조 ▲투명한 회계 ▲우수한 경영진과 기업지배구조.

‘10가지 황금법칙’을 통과하는 기업들은 전세계 주요 주식거래소에 상장된 5만 개가 넘는 기업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익히 알려진 기업들이다. 아주 의외인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동시에 깊이 있고 유동성 있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에르메스, 에스티로더, 마스터카드와 같은 기업들이 이에 속한다. 급부상한 신생 스타트업 기업은 퀄리티 성장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이 지금까지 기록한 수익성과 성장성의 지속적인 실적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기업의 실적을 계속 조사하고 모니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퀄리티 성장기업에 투자할 경우 해당 기업이 경쟁우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이런저런 신호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만약 상황이 변해서 투자한 자산이 상당한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을 잃었다면, 마음을 바꿔 손실을 보더라도 매도하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