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코스피가 2300 돌파한 가운데 개인들의 매수세가 부각되고 있다. 제공=KB국민은행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엄청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각각 ‘동학개미’와 미국 증권거래 앱에서 딴 이름인 ‘로빈후드’로 불리면서, 양국의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실적 등 실물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도 주가 급등하는 현상을 두고 동학개미 운동, 로빈후드 버블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다.

그렇다면, 이들의 7월 한 달간 가장 많이 구매한 종목은 무엇일까.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순매수 1위는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000660)이다. 개미들은 7월에만 890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6월 2656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현재 8만1000원대다, 올 6월 6만원 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위는 SK바이오팜(326030)이다. 순매수 규모는 6506억원으로 7월 2일 신규 상장 이후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첫날 9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던 주가는 현재 18만원대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3위는 엔씨소프트(036570)로 나타났다. 462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382억) 대비 1100% 이상 확대됐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IP ‘리니지’가 모바일 시장에서 엄청난 장악력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4~6위에는 코로나19 이후 급상승 중인 IT 기업과 헬스케어 기업이 올랐다. 4위는 카카오(035720) 4184억원, 5위는 네이버(035420) 4000억원, 6위는 한국전력(015760) 2943억원 순이었다. 동학개미들의 쇼핑 리스트 7~10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2827억원, 셀트리온(068270) 1630억원, LG이노텍(011070) 1176억원, SK(034730) 1030억원 순으로 올랐다.

한편, 로빈후드들의 매수 종목은 한국 투자자들과 차이를 보였다. 동학개미들은 일명 ‘빅테크’ 기업과 바이오주를 주로 담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 위주 사들였다.

5일(현지시각) 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7월 간 로빈후드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 1위는 자동차회사 포드였다. 로빈후드 유저 92만8491명이 보유했다. 6월의 92만5539명 보다 약 3000명 정도가 늘어났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포드 주가는 현재 6달러대다. 올 3~4월에 4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다. 매체는 포드의 주가는 비교적 낮아 목돈이 적은 밀레니얼 세대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위는 GE이다. 로빈후드 유저 85만8107명이 보유했다. 특히 로빈후드들은 GE의 실적 악화가 발표된 7월에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공격적인 구매를 나타냈다. 3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연방정부 구제금융으로 숨통이 트인 아메리칸에어라인(AA)이었다. 로빈후드 유저 65만6259명이 보유했다.

그리고 4~6위에는 대표적 ‘언택트’ 수혜 기업들이 올랐다. 4위는 애플(61만2379명), 5위는 마이크로소프트(57만8734명), 6위는 월트디즈니(61만1420명) 순이었다.

다음 7~10위에는 델타(58만791명), 테슬라(53만7245명), 크루즈회사인 카니발(48만7136명), 고프로(47만7815명)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상승 탄력이 좋았던 종목을 주로 담았다면, 미국 로빈후드들은 대형기술주보다는 상승장에서도 큰 반등을 나타내지 못한 경기민감주들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7월 들어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부담이 더 가중되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진정 국면을 지나고 있으므로 이런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