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한국의 사망자 통계 신빙성에 의문부호를 달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방송된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에서 조너선 스완 기자와 대담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스완 기자가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나서자 한국의 코로나19 통계 정확성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입장을 취해 눈길을 끈다.

실제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 대신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통계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나와 계속해 "미국의 수치가 나쁘지 않다”고 설명하자 스완 기자는 "나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미국의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은 좋지 않으며, 한국·독일 등에 비해 훨씬 심각한 상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반박하고 스완 기자가 또 다시 반문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스완 기자는 "미국의 인구가 X명이라고 할 때 이 가운데 X 퍼센트의 사망자를 갖고 있다고 한국과 대비해 말하는 것은 명백하게 적절한 통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또 다시 반박하며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산정한 통계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하자 스완 기자는 "예를 들어 한국은 인구 5100만명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대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모르는 일”이라며 “한국은 최근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별다른 통계도, 근거 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나온 발이다. 이에 스완 기자가 "한국이 통계를 조작했다는 말이냐"라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한국의 사망자 통계가 축소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실제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음을 암시했다면서 "트럼프의 대통령은 물론 난센스다”라며 “한국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낮은 것은 한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검사 실시, 봉쇄 등 대처를 잘해 바이러스를 근절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부실 논란에 "미국이 잘 하고 있다"며 자화자찬을 해왔으며 모범사례로 한국, 독일 등과 비교될 때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검사를 진행했다"며 한국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잘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스완 기자는 "매일 1000명의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한편 스완 기자가 매일 1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이 시점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는 매우 훌륭하게 해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느 정도로 나쁜지 이해는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