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출처=KDB산업은행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KDB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3일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산의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서 과도한 수준"이라며 "기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현산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산이 사실상 '노딜(No-Deal)' 선언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있다.

이와 관련해 최 부행장은 "(현산 측에) 거래 종결을 위해 대면 협의를 요청했는데 일절 응하지 않다가 금호 측에서 통지한 거래 종일에서야 재실사를 그것도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며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할 의도가 아닌지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제한된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최 부행장은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산은은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플랜B도 준비하는 점도 밝혔다.

최 부행장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도모와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저비용항공사(LCC) 분리 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사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산에 의한 인수가 무산될 경우, 다른 대기업 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장 여건이 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해 인수 주체가 관리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며 "다른 대기업 그룹도 열어놓고 진행하겠다"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