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미국 이외 지역 매출이 급감했다. 유럽 지역 핵심특허 만료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애브비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휴미라의 글로벌 매출은 48억 3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미국 매출은 39억 74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8% 올랐지만, 미국 이외 지역 매출이 8억 6300만달러로 19.9% 줄면서 글로벌 매출을 끌어내렸다.

상반기 누계매출도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휴미라의 미국 매출은 76억 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8.9% 증가했지만 미국 이외 지역 매출은 1910만달러로 전년보다 14.9% 줄었다.

휴미라가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다른 실적을 올린 것은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휴미라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판권을 보유한 글로벌 매출 1위 항체의약품이다. 이는 연간 23조원 규모의 시장을 기록하고 있다. 애브비가 공개한 휴미라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192억달러다.

휴미라는 지난 2018년 10월 유럽 지역 핵심특허가 만료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와 암젠의 ‘암제비타(성분명 아달리무맙)’, 산도스의 ‘하이리모즈(성분명 아달리무맙)’, 마일란ㆍ후지필름쿄와기린의 ‘훌리오(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바이오시밀러 4종이 출시됐다.

애브비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휴미라의 공급가를 80%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방어 전략을 펼쳤지만 매출 감소를 막지 못했다. 바이오시밀러 경쟁 기업이 늘어나면서 매출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발매되기 직전인 2018년 3분기 미국 이외 지역 매출은 15억 7800만달러였다. 바이오시밀러 출시 1년 6개월 여만에 분기 매출이 급감했다.

애브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경쟁 여파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휴미라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 출시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발매 이후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바이오젠이 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4480만달러의 매출을 나타냈다. 암젠의 암제비타는 올해 2분기 유럽 매출 62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2% 올랐다.

셀트리온도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발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3월 ‘CT-P17(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유럽의약품청(EMA) 허가신청을 완료했다. EMA 허가심사 기간이 통상 1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초 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T-P17은 아달리무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최초의 고농도 제형이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 대비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가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염을 제거해 편의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