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나라 연 이미지. 출처=갈무리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산 PC 온라인 게임 IP(지식재산권)가 모바일 게임 시장 최고 매출 순위를 뒤덮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지난 31일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는 1위부터 6위까지 1세대 PC온라인 게임 IP가 차지했다. ‘리니지’ ‘바람의나라’ ‘라그나로크’ ‘뮤’ ‘카트라이더’ 등 한가락 했던 PC 게임이 모바일로 다시 태어나 각광 받는 모양새다.

매출 1위부터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 ‘바람의나라: 연’ ‘리니지2M’ ‘뮤 아크엔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1세대 PC MMORPG IP 기반 모바일 게임들이다. 이들의 원작은 당시에도 가장 높은 인기를 끈 게임들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신작들이 연이어 매출 최상위권에 오르는 모습도 오랜만에 연출됐다. 바람의나라: 연(출시일 7월15일)과 뮤 아크엔젤(5월27일), 라그나로크 오리진(7월7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5월12일)는 모두 최근 몇 달 사이 출시된 신작들이다. 당초 모바일 게임 매출 최상위권은 신작이 출시되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올드 IP 신작들의 힘이 강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드 IP 기반 신작이 높은 인기를 얻으며 강세를 보이던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최상위 매출 순위에서 밀려났다. 매출 순위 톱10에는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9위)만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최근 유주게임즈코리아의 신작 ‘그랑삼국’(10위)이 진입했을 뿐이다.

올드 IP 신작들의 흥행 키워드는 공통적으로 ‘원작 계승’이다. PC 원작이 제공했던 그래픽을 비롯해 특유의 감성까지 모바일에 최대한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제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 사회인이 된 원작 팬들의 향수를 자극, 선뜻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게임 시장에 ‘레트로(Retro)’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신작들은 과거 원작의 모습이 담긴 촌스러운 2D 그래픽을 의도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물론 현대에 맞게 세련미를 갖추긴 했지만 낯설지 않는 선이다. 대부분 IP홀더가 직접 출시하는 게임인 만큼 게임의 스토리와 BGM(배경음악) 등도 문제 없이 계승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올드 IP’의 인기에 대해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폭발적인 흥행 추이에 놀라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바람의나라: 연의 경우 2D 도트 그래픽의 향수를 살린 게임성에 기반, 높은 기대감은 있었지만 리니지2M을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다. 리니지2M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 단 하루도 1·2위 자리를 내어준 바 없었다.

레트로 추세에 힘입어 PC온라인 게임 IP의 모바일화(化)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이 여럿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의 모바일 게임을 연내 한 종 이상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위메이드도 ‘미르의전설2’ IP 기반 ‘미르4’를 하반기 내놓는다. 넥슨은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을 활용한 신작이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