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독자제공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달콤하고 시원한 멜론은 여름철 대표 과일입니다. 특히 올 여름은 ‘멜론’이 대세 과일로 떠오르면서, 이 과일을 활용한 여름 디저트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최근 장마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고, 이중 대표 멜론 아이스크림 빙그레 ‘메로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빙그레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제품입니다. 데뷔 첫해에만 2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고, 한때 단일제품으로는 연간 매출 최고 기록인 1400억원을 기록하기도 한 무서운 놈(?)이기도 하죠. 이후에도 ‘메로나’는 수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대표 장수 아이스크림 반열에 올랐고, 바나나맛, 망고맛, 황도맛 등 동생들(라인업 확장)도 탄생시킨 빙그레에게 있어 효자 상품입니다.

올해의 경우 ‘메로나’는 케이크로도 진화했습니다. 빙그레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협업을 통해 ‘메로나 시리즈’를 선보였죠. 메로나 시리즈는 뚜레쥬르 대표 제품인 케이크와 빵에 ‘메로나’를 적용한 여름 한정 제품이었는데요. 출시 된지 한달 만에 30만개 이상 판매되며 다시 한번 메로나의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메로나의 익숙한 맛을 새로운 맛과 비주얼을 제품으로 탄생시켜 젊은 층을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는 회사측 분석입니다. 또한 다시 유행하는 “올 때 메로나~”라는 신조어도 제품명에 활용한 점도 한몫했죠. “올 때 메로나”의 유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올때 메로나(사와)’라는 문자를 동생이 아닌, 택배원의 방문 예정시각 문자 답장으로 잘못 보내면서 탄생됐습니다. 택배를 받으려는 찰나 진짜 택배원이 메로나를 사왔더라는 에피소드에서 유래됐죠.

마케팅 영향이었을까요. 실제 메로나 매출은 올랐습니다. 빙그레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메로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습니다. 현재 정체된 아이스크림 시장 현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메로나 연간 매출액은 약 600억 정도 됩니다.

눈에 띄는 점은 경쟁업체들도 ‘메로나’에 대응하는 파이터 제품을 조심스럽게 내세우는 모양새라는 것이죠. 아이스크림 바 시장 1위인 ‘메로나’ 인기가 상승세를 잇자, 경쟁업체들이 자사 파이터 제품을 내세워 메로나 효과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냔 게 업계 시선입니다.

여기서 파이터 제품이란 메로나의 ‘미투 제품’으로 잘 알려진 롯데제과 ‘멜로니아’와 롯데푸드 ‘메로메로’을 말합니다. 실제 최근 SNS에서는 ‘메로나’인줄 알고 집었다가 ‘멜로니아’나 ‘메로메로’여서 당황 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평소 잘 보이지 않아 단종된 줄 알았던 제품들이 최근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단 것이죠.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빙그레가 지난 3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몸집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빙그레는 해태 인수가 마무리 되면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 43%로 독보적인 1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본래 29%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달리던 롯데제과 입장에서는 긴장해야하는 상황인 건 맞습니다.

또한 ‘메로나’는 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1위 제품입니다. 1위 제품에 대응할만한 경쟁 제품이 없어진다는 것은 이후 신제품으로 새롭게 대응에 나설 때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되죠. 따라서 미투 제품이라도 단종시키지 않고 있다가 상황에 맞게 다시 재출시하거나 물량을 많이 찍어내는 방법이 유리합니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놓고 볼때 메로나 대항마들이 과거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모든 미투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기 때문이죠. 때론 오히려 경쟁사 모방제품이 시장 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 이슈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계 트렌드 변화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매일 변화하기 때문에 신제품만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식품업계 현실입니다.

진실이야 어찌됐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더욱 다양한 멜론맛 아이스크림을 손쉽게 즐기게 된 듯 합니다. ‘메로나’, ‘메로메로’, ‘멜로니아’를 발견하면, 각 브랜드별 맛의 차이를 구분하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