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주식 액면 분할을 예고했는데, 개인 투자자의 진입을 유도해 현재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30일(현지 시간)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2020년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액이 596억90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2.58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가까이 급증했으며, 시장 예상치인 522억5000만달러도 큰 폭 웃돌았다. EPS 역시 시장 기대치 2.04달러를 상회했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 매출은 264억2000만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40억달러 가량 많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66% 증가한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라거나 아이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패드와 에어팟 등 다른 제품 부문들은 '폭풍 성장'을 보였다. 아이패드 매출은 1년 전보다 무려 31% 오른 6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은 해당 부문의 매출이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이패드의 매출 신장세는 특히 일본과 유럽에서 두드러졌는데, 각각 21%와 18.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자국인 미국에서의 매출 성장세는 8.1%로 일본과 유럽에 비해 다소 떨어졌고,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는 1.9%에 그쳤다.

에어팟 매출도 전년 동기비 16.7% 성장해 64억5000만달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매출은 시장 예상치인 131억8000만달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13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비 14.8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플 제품이 코로나19 시대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활용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한편 애플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실적에 대한 전망은 하지 않았다.

또 애플은 주식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 분할을 발표했다. 현재 385달러(약 45만7000원)에 달하는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 시 1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진다. 액면 분할은 다음 달 24일 시행되며, 기존 주주들은 그 날 주식 시장 마감 후 1주당 3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주식 분할 후 낮아진 주가는 오는 8월 3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애플의 주식 분할은 이번이 5번째다. 애플은 지난 1987년 6월, 2000년 6월, 2005년 2월에 각각 2대1 액면 분할을 시행했고, 비교적 최근인 2014년 6월에는 1주를 7주로 나누는 분할을 진행했다. 2014년 6월 당시 애플의 주가는 600달러를 웃돌았으나, 액면 분할 후 주당 92달러 수준으로 낮아진 바 있다.

애플은 이번 주식 분할로 개인 투자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른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주가도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