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2020년 2분기 실적. 출처=LG화학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LG화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올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지 사업이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 1위 업체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액 6조9352억원과 영업이익 5716억원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전분기 대비 3.1% 늘어났다.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5%, 지난 1분기보다 177.7%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8.2%로,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익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가 7월 한 달 간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을 4299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 호조의 이유로 ▲석유화학 사업의 운영 효율성 제고 및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개선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의 흑자 등으로 전지 부문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 등을 꼽았다.

모든 사업이 양호한 성적을 낸 가운데, 특히 배터리 사업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전지 부문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조8230억원과 1555억원으로, 모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확대함에 따른 전기자동차 판매가 증가했고, 북미 지역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프로젝트에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배터리 매출은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폴란드 공장의 수율 등 생산성을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거뒀다.

3분기에는 자동차 전지의 유럽향 출하량이 확대되고,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해당 부문의 매출 성장 및 견조한 수익성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LG화학이 전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매출액 3조3128억원, 영업이익 4347억원을 기록했다. 저유가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해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운영 역량 강화 및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ABS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의 확대로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13.1%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LG화학은 3분기 글로벌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가전 등 전방 산업 회복 기대감으로 해당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첨단소재 부문의 경우 매출 7892억원, 영업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IT·디스플레이 등 전방 시장의 수요 감소로 매출은 떨어졌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과 비용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생명과학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3억원과 141억원이며, 자회사인 팜한농은 매출 1778억원과 영업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코로나19 영향에도 내부 효율성과 역량을 한 층 강화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수율 정상화와 고정비 절감으로 구조적인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 큰 의미"라고 분석했다.

차동석 CFO는 이어 "3분기에도 코로나19의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되나, 석유화학 부문의 안정적 수익성 유지 및 전지 부문에서의 성장세 확대 등을 통해 실적 호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의 사업 효율화도 지속해 위기 속에도 안정적 실적을 달성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