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파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사실상 난타전을 벌이며 인수합병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출처=아시아나항공

‘실사하자’ vs ‘시간끌기’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6일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카드를 꺼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5일 전격 회동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된 새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지만, 결국 재실사 카드가 나온 셈이다.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7월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하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컨소시엄의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 속히 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가까운 시일 내로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내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계약 해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재실사 주장이 사실상 인수합병 무산을 염두에 둔 시간끌기이자 책임 떠넘기기로 본다. 이런 가운데 HDC현산의 재실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책임 떠넘기기 공방

HDC현산이 재실사 카드를 꺼내는 순간,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재실사 카드를 거부하며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빅딜은 사실상 무산되는 수순”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