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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01X 이용자들...포기하지 않는 이유는?"통합 근거 납득 불가…정부가 국민 속인 것"
▲ 피처폰 모습.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KT에 이어 SK텔레콤이 2G 서비스를 완전 종료한 가운데 01X 번호 사용자들이 자신의 번호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31일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 모여 010번호통합반대 집회를 연다.

이 단체는 과기정통부 측에 ▲2G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자신들이 쓰던 01X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할 것 ▲이통사와 청문회를 열어줄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LTE·5G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2G로 개통했을 때부터 사용한 011, 017 등 이른바 01X 번호를 유지해달라는 것이 골자다.

단체의 공식 카페에서 회원들은 2G 서비스를 종료한 이통사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아직 2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01X 번호 휴대폰 사용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앞으로도 모든 방문하는 곳의 방명록에 연락처를 기존 01X 번호로 남길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6일부터 강원·경상·세종·전라·제주·충청 등 지역을 시작으로 13일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등 광역시, 20일 경기·인천, 마지막으로 27일 모든 지역의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38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2G 가입자들은 3G·LTE·5G 등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 방침에 따라 01X 번호는 사용자가 희망할 경우 내년 6월까지 유지할 수 있지만 6월30일 이후로는 자동으로 010으로 변경된다.

단체는 2G 서비스 종료보다는 010번호 통합에 더 문제를 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01X 신규 가입을 금지하며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동전화 이용자 편의 도모와 번호자원의 효율적 관리가 이유였다. 또한 ‘스피드 011’처럼 사업자별 식별번호를 이용한 브랜드 마케팅이 펼쳐지자 공정경쟁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단체는 이러한 논리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싸움은 단체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단체의 2G 이용자들은 지난해 5월 SK텔레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진행했지만 같은 해 10월 원고 패소 판결, 지난 6월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재판부는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 자원이고 정부의 번호이동 정책에 대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G 이용자들은 법원 상고와 함께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유일하게 2G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정부로부터 경매로 임대한 2G 주파수(1.8GHz) 사용 기간이 내년 6월 만료된다. LG유플러스 측은 2G 서비스를 조기 종료할 계획은 없지만 주파수 사용 기간 만료 이후 서비스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LG유플러스가 2G 서비스를 이어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01X 번호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단체 주요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신대용 카페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31일 집회의 핵심 내용은?
과기부의 010번호 통합 정책에 대해서 저희를 비롯한 국민들을 이해시켜달라고 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010통합을 진행하면서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내세웠는데, 모두 납득하기 힘들다. 첫 째는 번호 브랜드화 방지였다(SKT는 011, KT는 016 처럼 고유 번호가 부여돼 휴대폰 고유 번호로 브랜드 마케팅이 펼쳐졌기 때문). 그런데 이 문제는 ‘번호 이동성 법안’이 생기며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옮길 수 있게 되어 해결된 문제다(SKT 016 사용자, KT 011 사용자 등이 가능해짐). 두 번째는 010 통합 시 앞 식별번호를 누르지 않고 휴대폰 번호 8자리만 입력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언급됐는데, 전화를 그렇게 거는 사람이 어디있나. 또한 과거에 정부는 3G 서비스 이상을 사용하려면 010 번호를 이용해야 한다고 호도했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

-정부의 번호 통합 근거를 납득하기 어렵다면, 번호 통합의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정부가 과거 잘못 세웠던 세칙을 바로잡기 위해 국민을 속인 것으로 본다. 애당초 정부가 이통사별로 고유 번호를 부여한 게 실수였다. 당시 SK텔레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은 건 통신 환경이 좋은 800MHz 주파수 할당과 함께 011 고유 번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번호 이동성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지금와서 과기부는 대다수 국민이 010으로 이동했다는 이유로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는데, 정책이 잘못됐으면 원점에서 검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01X 번호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들이 있다
오해가 있다. (2G 서비스 유지에 따른 비효율 발생에 대해) 우리는 2G 서비스를 고집한 적이 없다. 종료해도 관계 없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며, 대신 01X번호만 이용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가령 2G에서 010 번호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번호 수정 없이도 3G·LTE·5G 서비스로 마음껏 이동이 가능하다. 이 말은 2G와 01X는 연관이 없고, 01X도 번호 변경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번호를 바꾸더라도 바뀐 번호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파악한 바로 2021년 6월 이후부터는 번호 반납 이후에도 안내 서비스를 평생 해준다는 법률이 없다. (배상금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우리는 배상을 요구한 적이 없다. SK텔레콤과의 소송도 손해배상소송이 아니다.

-SK텔레콤과의 민사소송은 어떻게 진행 되고 있나
상고심을 접수한 상황이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손해배상소송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8조(전기통신번호이동성)에 따라 모든 국민이 같은 번호로 3G·LTE·5G 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01X 사용자도 동일하게 적용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20.07.31  11: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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