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씰리코리아컴퍼니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장인들이 직접 자재를 다루는 수공업 비중이 높아요. 꿰고 묶는 과정이 많을수록 매트리스의 품질이 향상되기 때문이죠. 공업용 접착제 사용을 줄이고, 더 건강한 침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씰리 매트리스를 설명하는 윤종효 대표의 입과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매트리스 곳곳을 가리키며 티타늄 합금 소재 스프링, 지지력 등을 설명하던 그는 문득 스프링 제조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350도씨에서 이뤄지는 두 번의 열처리, 여러 번의 언베일링(금속 소재를 압축하고 이를 푸는 방식) 등 프레임 하나 만드는 데 들이는 공이 적지 않다.

윤 대표의 설명은 매트리스의 면을 고르게 펴는 ‘이너피팅’ 작업, 원단 끝단과 옆단을 묶는 과정으로도 이어진다. 이 모든 작업들이 사람의 손을 거쳐 나오니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달성한 미국 시장점유율 1위는 이유 없이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윤종효 씰리코리아컴퍼니 대표는 명품 브랜드 몽블랑, 샘소나이트코리아(대표)를 거쳐 2012년 초 씰리코리아컴퍼니의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씰리의 차별화된 강점, 그리고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들을 살펴보며 한국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가 씰리 수장을 맡으며 가장 주목한 점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 방정식’의 변화다. 명품, 수입차를 통해 부와 신분을 과시했던 과거와 달리 내재하는 삶의 기쁨과 만족(특히 숙면)에 대한 요구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점을 봤다.

▲ 사진=씰리코리아컴퍼니

윤 대표에 따르면 같은 스테이크를 먹더라도 보다 맛있는 레시피를 찾는 사람들이 있고, 멋진 그릇에 담는 것을 원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만족하면서 즐기는 대상이 ‘보편적인 가치’로 옮겨온 대표 사례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것, 즉 ‘숙면’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회가 됐다. 앞으로도 5~10년 정도는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가 말하는 씰리의 기술적 강점은 ‘포스처피딕’ 스프링 기술이다. 자세를 뜻하는 ‘포스처(Pousture)’와 정형외과를 의미하는 ‘오소피딕(Orthopedic)’의 합성어인 ‘포스처피딕’은 70년 역사를 갖고 있다. 밤사이 골격을 재배열하고, 수면 시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압통점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담겼다.

지난해에는 스프링 매트리스 업계 최초로 모션 베드 ‘플렉스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번 기술 혁신에 나섰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전동 침대에서도 안정적인 자세와 스프링 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다.

프리미엄 숙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씰리는 모든 매트리스의 제조를 ‘선 주문 후 생산’ 방식으로 바꿨다. 재고 보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다.

▲ 씰리 모션베드. 사진=씰리코리아컴퍼니

업계 이슈가 되고 있는 ‘가성비’ 브랜드들과는 무리해서 경쟁하지 않을 생각이다. 가성비 브랜드들의 트렌디한 마케팅 능력, 합리적인 가격은 분명 이목을 끌 수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는 견해에서다. 내구성을 갖은 제품이어야 구매 후 10년 동안 고객들을 꾸준히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가 신규 브랜드들을 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다만 소비자에게 보다 오래 어필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기술과 이에 대해 고객의 신뢰를 쌓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4년간 씰리 브랜드 내에서 씰리코리아의 입지는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2016년 11월 경기도 여주에 국내 제조 공장을 설립한 것이 한 예다. 글로벌 기업들과 브랜드들이 생산기지를 아시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한국 투자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윤 대표의 올해의 목표는 씰리 브랜드의 입지 다지기다. 2008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성공적인 도약을 이뤘지만 현재에 안주할 생각은 없다. 보다 많은 유통망 확보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