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세실업 PPE 생산시설. 출처=한세실업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준비된 기술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이 있다. 바로 ‘한세실업’이다.

한세실업은 본래 의류를 생산해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의류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업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등 해외에 생산 기지를 확보하고 연간 4억장 가까운 의류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주문량을 마스크와 방호복 등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개인보호장비) 생산을 통해 극복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해외생산기지의 일부 라인을 할애해 마스크와 방호복을 제작한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미국 정부와 대형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일반 부직포를 이용해 제작한 PPE 제품과 달리 한세실업 제품들은 면을 사용해 제작했기 때문에 빨아서 재사용이 가능하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돼 더욱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미국 대형할인점 ‘월마트(Walmart)’의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 CEO는 SNS를 통해 “빠르게 방호복, 마스크를 공급해 준 한세실업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렇듯 한세실업이 주목받은 이유는 한국의 코로나 방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K-방역’이 대세가 된 후광효과도 있지만, 위기가 발생하기 전부터 이를 예측하고 준비했던 한세실업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년 전 원단 생산 법인인 자회사 칼라앤터치(C&T)를 통해 ‘항균’ 원단을 개발 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며 빛을 보게 된 셈이다.

▲ 한세실업 PPE 생산시설. 출처=한세실업

한세실업은 이와 동시에 HAMS(HANSAE Advanced Manufacturing System)라는 스마트 공정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효율적 생산을 갖춰온 덕분에 신속하게 PPE 생산과 납품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수출 사업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세실업은 ODM 본업에서 나름 선방했다. ODM 부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7.3%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수출사업부를 축소하거나 인력 감축을 택한 경쟁사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으로 점차 안정화되고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한세실업의 ODM 사업도 함께 큰 수혜를 얻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걱정과 우려만 하고 있다면 코로나19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면서 “한세실업은 꾸준한 투자와 해외 법인, 외부 협력 업체 등과 폭넓게 교류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