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사진=미래에셋대우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하반기 투자 시장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투자 시장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식 시장은 코로나19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칩 중심의 헬스케어 관련주, 언택트 수혜주 등은 1분기 ‘코로나 쇼크’를 견디고 2분기까지 성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언제 다시 쇼크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 역시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은 쏟아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주식 시장은 ‘동학개미운동’까지 만들어냈다. 이에 올 하반기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자금을 계속 유지할 지가 관건이다. 시장 지표의 악화가 예상되는 험로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익절’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철수 센터장은 “현재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3월 하순 이후 주식 시장에서 반등은 상대적으로 쉬운 국면이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보다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비교적 완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에 보다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미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인도, 남미, 아프리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G2(미국, 중국)의 무역 갈등,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다양한 변수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중이다.

서 센터장은 “지난 3월 말 이후 국내외 주식 시장은 대체로 편안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하반기 재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섹터와 종목 선택에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투자 환경과 섹터, 종목 등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각자가 감내해야 할 위험을 감안해 투자 규모를 적절히 조절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잘 살펴 유망한 종목군으로 압축해야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다”고 투자의 원론을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방향성과 기준을 갖고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2020년 2월30일 기준 채권 최종호가 수익률

개인투자자들은 올 하반기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주식과 펀드, 채권 가운데 어느 곳에 투자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3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린 국내 주식 시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자산증식을 위한 주요한 경로로 다가왔다. ‘저축’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센터장은 주식 투자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주식 투자는 어떤 종목, 어떤 펀드를 고를 것인지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코스피, 다우지수 등 지수(인덱스) 관점에서는 주식 투자가 그리 매력적이라 판단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채권 투자는 안정적으로 전망했다. 서 센터장은 “채권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률이 예상된다”면서도 “채권의 금리 절대수준은 이미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만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서 센터장은 올 하반기 주식 시장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놓지 않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주식 시장에 많이 투입된 상황이다. 또 현재도 계속해서 주식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주식 양도소득세는 수익에 대해 5000만원까지 기본 공제된다. 당초 2000만원 기준이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로 3000만원이 상향됐다.

이에 서 센터장은 “앞서 발표됐던 규모에 비해서 주식 양도소득세의 기준이 상향됐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가 없었던 것에 비해 개인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투자 유입이 줄어들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이후로 현재 국내 증시에는 기존 대비 많은 투자자들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매우 작은 규모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경우 경제 규모 대비해서 작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증시 규모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한다”며 “이를 통해 해외에서 많은 이익을 거둬 들여야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가 외연적인 확장을 거두면 국내 주식의 시가총액 역시 늘어난다. 이때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산업정책, 시장정책 등에서 호혜적인 체계로 변경될 필요가 있다는 게 서 센터장의 지론이다. 또 서 센터장은 기업들 역시 건전한 경영, 회계, 적절한 배당정책 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 하반기 주식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에 서철수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꾸준한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