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어 있는 오피스.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제경쟁 심화, 코로나19 등 여파로 스타트업(신생기업)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감소는 고용창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둔화시켰다.

29일 한국은행 오삼일 고용분석팀 과장, 이상아 고용분석팀 조사역, 김달현 물가동향팀 조사역이 발간한 '신생기업 감소와 거시경제적 영향'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은 전체 기업 대비 비중이 2002년 19.0%에서 2018년 11.7%로 16년 만에 7.3%포인트 줄었다.

스타트업은 고용창출의 주요 경로일 뿐만 아니라 신기술과 신상품을 시장에 도입하고 시장경쟁을 촉진해 전체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최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신생기업 비중이 감소하고 기업이 고령화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제 전체의 역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초반 약 13%였던 스타트업 비중이 2012년 약 8% 수준으로 추세적 감소했다.

국내 역시 스타트업의 추세적 감소를 겪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감소는 특정 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타트업 진입 감소와 기존 기업 퇴출 감소가 함께 진행되면서 기업 동학의 역동성이 저하되고 기업 고령화를 초래하고 있다.

오삼일 과장은 장기간에 걸친 스타트업 감소현상을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나, 인구구조 변화(노동공급 증가세 둔화)와 국제경쟁 심화가 스타트업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스타트업 감소에 의한 기업 고령화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둔화시키고 전체 경제의 고용창출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연령은 생산성 및 고용창출과 음(-)의 관계를 나타낸다. 기업 고령화로 인해 2017~18년 중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순고용창출률이 2001~02년 대비 각각 2.1%포인트,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용탄력성이 높은 7년 이하의 기업 비중이 줄어들면서 경기와 고용 간 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스타트업 감소는 경기회복 시 7년 이하의 기업의 고용창출 경로를 제약해 '고용없는 경기회복'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구구조 변화, 국제경쟁 심화 등 스타트업 감소의 주요 요인들은 정책적 대응에 한계가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팬데믹도 기업의 시장 진입을 상당 기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오삼일 과장은 "우리나라 상품시장 규제가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규제개혁을 정책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