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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 규제의 그늘②] 규제 10년, 결과는 공멸…성장동력 못 찾는 유통街대형마트 이어 온라인몰·복합쇼핑몰도 규제
▲ 홈플러스 강서 매장. 사진=홈플러스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철회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문제는 단순히 1개의 매장을 늘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경제민주화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상징적 사안입니다"

지난 2012년 정청래 의원(민주당)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19대 총선에서 그는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됐다. ‘대형마트=규제의 대상’ 또는 ‘약탈자본’으로 보던 당시 정치권의 시선을 읽을 수 있는 대표 사례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20년 7월29일, 홈플러스의 모습은 다소 초라하다. 영업이익 감소 장기화, 수천억원대의 순손실을 안으며 경영이 악화됐다. 보유한 알짜 매장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규제 10년…무엇이 변했나?

유통기업을 향한 첫 규제가 시작된 것은 2010년이다. 이 당시 출점제한이 처음으로 입법됐고, 이를 시작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2012년) 등의 규제가 더해졌다.

규제의 결과는 이듬해부터 나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롯데마트 점포 20~30%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로 돌아섰고, 롯데슈퍼 역시 30% 넘는 매장이 적자 구조가 됐다. 이는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계획을 결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두에 언급한 홈플러스의 사정은 더 나쁘다. 지난해(2019회계연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비 38.3% 감소한 160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사업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와 유통 규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확대, 코로나19 영향이 겹치기에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홈플러스도 매장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전통시장. 사진=뉴시스

문제는 정부가 살리려 나섰던 전통시장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윤한홍 의원(통합당)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총 3조6555억원에 달한다. 반면 2005년 27조3000억원이었던 전통시장 매출액은 2017년 22조 6000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유통산업 발전법이 '왜' 등장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는 결과다. 실효성이 적고,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지 않은 법안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은 “서울 광장시장이나 통인시장의 성공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이는 유통업 본래의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라며 “전통시장이 저렴하고 품목도 많지만 가격의 불투명성, 한정된 콘텐츠 등으로 애를 먹고 있고, 이는 소상공인 살리기 정책이 표면적 지원에 그쳤다는 결과로 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스타필드. 사진=신세계

찾을 수 없는 "새 성장 동력"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의 '규제'에 '새 '규제'가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에 한정됐던 의무휴업을 백화점, 면세점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온라인 유통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는 법안도 국회 계류중이다. 이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할 것 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업은 유통기업들이 최근 10여년간 집중해오고 있는 복합쇼핑몰이다. 대형마트의 성장 정체,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백화점의 성장 한계를 의식해 기업들은 스타필드(신세계), 롯데몰(롯데쇼핑), 교외 아울렛 등 다양한 곳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있다. 이번 국회에서 홍익표 의원과 이동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2개의 법안에는 대규모 점포의 출점 제한 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일정 면적 이상의 복합쇼핑몰에 대해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의무휴업도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SSG닷컴, 롯데ON 등 이커머스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이 역시 규제 법안이 국회게 계류중이다.

지난 12일 김경만 의원(민주당)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대규모 유통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통신판매중개업자 가운데 연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업체를 '대규모 유통업자'에 포함하고, 이들에게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송갑석 의원(민주당) 역시 ‘온라인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서 대형 온라인 유통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안을 담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이커머스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정부 규제, 재래시장과의 마찰을 해소하며 새 도전자(이커머스)에 맞서야 한다"라며 "정치권은 ‘전통상업의 보전’ 과 ‘유통업의 발전’이라는 두 과제를 담은 법안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들이 '차별적 규제'를 담은 법안이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과거와 같은 출점 경쟁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됐고, 오히려 매장을 줄이는 상황인데 이를 또 규제하겠다고 한다"라며 "이는 정치논리에 얽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인 듯 하다"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  pado@econovill.com  |  승인 2020.07.3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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