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B국민카드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자사 고객들의 카드 이용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 행태 변화 키워드는 ‘거리 두기(DISTANCE)’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2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업종의 성장 등 생활의 디지털화와 함께 여가 장소도 실내 보다는 실외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외식은 규모는 소규모로 축소되고 1인 가구 증가와 디지털 기술 발달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비대면 결제의 증가세는 한 층 가속화됐다. 오프라인 음식점을 통한 외식이 식료품점, 온라인 식품관, 밀키트 등으로 대표되는 집밥 업종으로 대체 되는 추세와 출퇴근 시간대 분산 등 새로운 생활 패턴의 변화도 보였다. 원거리 보다는 집 근처에서 필요한 소비를 하는 근거리 소비(Closer)가 확대되고 온라인을 통한 교육의 성장도 나타났다.
다.

이번 분석은 ‘코로나19’의 확산 추세에 따라 △확산 전(1월 1일~2월 11일) △확산기(2월 12일~3월 10일) △영향기(3월 11일~4월 21일) △조정기(4월 22일~5월 19일) 등 총 4개 구간으로 나눠 진행됐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총 20주간 △배달앱 △영상∙디지털 콘텐츠 △게임 업종의 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늘었다. 특히 배달앱과 영상∙디지털 콘텐츠는 ‘코로나19’ 확산기로 분류한 2월 12일부터 3월 10일까지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향기와 조정기 기간 중 연령대별 온라인 주요 업종의 이용금액 변화를 살펴보면 △20대 이하는 게임 △40대와 50대는 배달앱 △60대 이상은 영상∙디지털 콘텐츠 업종에서 이용 증가 폭이 전체 연령 평균 보다 높았다.

배달앱의 경우 40대 이상 고객들의 카드 이용 증가율이 크게 나타났다. 영향기에 40대의 배달앱 이용은 전년 동기 대비 131.5%, 50대는 94.6% 증가해 전체 연령의 평균 증가율(90%) 보다 각각 41.5%포인트와 4.6%포인트가 높았다. 이런 모습은 조정기에도 이어져 40대는 전년 대비 101.1%, 50대는 71.6% 증가해 전체 평균 증가율(61.9%) 보다 39.2%포인트와 9.7%포인트 증가 폭이 컸다.

20대 이하 고객들은 영향기(72.4% 증가)와 조정기(45.6% 증가) 모두 전체 평균 성장율 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고, 30대와 60대 이상은 전체 평균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상∙디지털 콘텐츠 업종은 영향기와 조정기 모두 40대 이상 고객들의 이용 증가세가 평균 증가율 보다 높았으며 60대 이상 고객들의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량 늘었던 점이 눈에 띄었다. 게임 업종의 경우 영향기와 조정기에 20대 이하 고객들의 이용 증가 폭이 타 연령대와 비교해 크게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 증가세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은 전년 동기 대비 각 단위 기간별로 소폭 성장세를 보였으나 영향기에 비해 조정기 기간 중 이용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30대 고객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은 영향기와 조정기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의 96.0%와 84.9% 수준에 머문 반면 60대 이상의 경우 두 기간 모두 40% 내외의 이용 증가세를 나타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3밀(밀폐∙밀집∙밀접)’ 회피 경향으로 분석 기간 중 주요 여가 관련 업종에서의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여가 장소의 특성에 따라 업종별 희비도 엇갈렸다. 골프장, 당구장, 볼링장과 같이 개인 간 물리적 거리 확보가 가능한 업종은 확산기와 영향기에 카드 이용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으며 조정기에 들어서는 카드 이용이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골프장의 경우 확산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에 그쳤으며 영향기와 조정기에는 카드 이용이 지난해 대비 3.8%와 9.1% 증가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표적인 야외 여가 업종 중 하나인 놀이공원∙유원지는 확산기와 조정기에 카드 이용이 각각 지난해의 26.6%, 22.9% 수준으로 감소했고 조정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51.2%) 수준에 머물렀다.

피씨(PC)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 여가 업종은 지난해 대비 카드 이용이 크게 감소했다. 영화관의 경우 카드 이용이 확산기에는 지난해의 36.9%, 영향기에는 12.1% 수준에 그쳤으며 조정기에는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92.6% 줄었다.

온라인 티켓 판매도 영화관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확산기에는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 영향기와 조정기 기간 중에는 지난해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피씨(PC)방의 경우 확산기에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이후 영향기와 조정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3.5%와 95.7% 수준의 카드 이용을 기록하며 다른 실내 여가 업종에 비해 이용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분석 기간 중 음식점과 주점에서의 카드 이용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음식점과 주점에서 카드 이용은 확산기 후반에 확산 전 대비 70% 수준으로 감소한 후 음식점은 조정기 이후에는 확산 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주점은 20% 내외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확산 전과 비교해 이용 건수는 주점의 경우 확산기에 70% 수준, 조정기에는 90% 수준을 유지했으며 건당 이용금액의 규모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음식점은 확산기에 이용금액이 3만원 미만인 이용 건수가 확산 전과 비교해 20% 가량 감소하고 10만원 미만도 확산 전의 74.3% 수준을 기록했으나 다수의 인원이 식사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만원 이상의 경우 확산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면 접촉 최소화 경향은 먹거리 해결에도 이어져 분석 기간 중 배달앱 이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최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배달앱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결제 선호 추세와 맞물려 확산기부터 조정기까지 카드 이용이 확산 전 대비 20% 가량 늘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 이상 고객들의 배달앱 이용 증가가 두드러져 40대 이상의 배달앱 이용은 확산 전과 비교해 영향기에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배달앱 주 이용 고객층으로 인식됐던 20대와 30대에서 확산 전 대비 20% 내외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분석 기간 중 패스트푸드 매장의 ‘드라이브 스루’와 커피전문점의 ‘비대면 결제’도 증가했다. 확산기 이후 ‘드라이브 스루’를 제외한 패스트푸드 일반 매장의 카드 이용은 확산 전 시기의 83.2%~93.9% 수준으로 감소했다.

‘드라이브 스루’는 확산기에 일시적으로 확선 전 대비 7.3% 감소한 이후 지속적인 이용 증가 추세를 보이며 영향기와 조정기에 들어서는 확산 전 보다 10% 이상 카드 이용이 늘었다. 커피전문점의 비대면 결제도 대면 결제와 비교해 확산 전 대비 이용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비대면 결제는 30대와 40대에서 성장을 견인해 분석 기간 중 20대 이하와 50대 이상은 지난해 대비 이용이 감소했지만 3040세대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0.8% 이용이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 출처=KB국민카드

오프라인 음식점에서의 외식은 확산기와 영향기 모두 확산 전에 비해 20% 가까이 카드 이용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식료품점, 반찬가게, 온라인 식품관, 밀키트 등으로 구성된 집밥 업종과 배달앱은 확산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집밥 업종은 확산 전 대비 조정기에 21.5%, 배달앱은 확산 전과 비교해 영향기에 22.4% 이용이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집밥 업종의 경우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분석 기간 중 큰 폭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식품점은 20대 이하 고객과 60대 이상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확산기부터 조정기까지 카드 이용이 확산 전과 비교해 평균 30% 이상 늘었다.

온라인 밀키트의 경우 40대와 50대 고객을 중심으로 확산기와 영향기에 확산 전 대비 30% 이상 카드 이용이 증가했으며, 조정기에 들어서는 20대 이하의 카드 이용이 확산 전에 비해 33.8% 증가했다. 식재료나 조리 식품을 구입해 집밥으로 이용하는 트렌드는 오프라인에서도 나타나 오프라인 식료품점은 확산 전과 비교해 확산기에 7.3% 증가를 시작으로 영향기와 조정기에 각각 11.8%, 21.6% 카드 이용이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 근무 형태의 변화는 생활 패턴의 변화를 이끌었다. 영향기에 나타났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이용 감소와 출근 시간대의 이용 집중도 분산 경향은 조정기에 들어서도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생활 양상으로 자리 잡았다.

평일 이용 빈도가 높은 강남역 등 서울 시내 30개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30~50대 고객들의 지하철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출근 시간대(오전 7시~10시)의 경우 확산 전과 비교해 영향기에는 18.6%, 조정기에는 13.0% 이용이 감소했다.

특히 확산 전 전체의 32.2%가 집중됐던 8시 30분부터 8시 59분까지 지하철 이용 비중이 영향기와 확산기에는 각각 3.4%포인트와 2.7%포인트 감소한 반면 7시 30분부터 7시 59분까지는 확산 전과 비교해 영향기와 확산기에 1.6%포인트와 1.7%포인트 증가했다. 퇴근 시간대(오후 5시~8시)에도 영향기와 조정기의 지하철 이용은 각각 확산 전의 80.8%와 87.5%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의 이동을 추구하는 성향은 가맹점의 위치에 따른 카드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분석 기간 중 고객 거주지 주소 기준 반경 1킬로미터 이내에 위치한 근거리인 가맹점은 원거리 소재 가맹점 보다 카드 이용 감소 폭이 작았다.

원거리 가맹점의 경우 영향기 초기 지난해의 79.5% 수준으로 카드 이용이 줄었지만 근거리 가맹점은 지난해의 97.8% 수준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카드 이용 감소가 미미했다. 특히 음식료품 판매점의 경우 확산 전과 비교해 원거리 가맹점의 카드 이용 감소 폭이 근거리 가맹점 보다 확산기와 영향기 모두 10%포인트 이상 크게 나타났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고객 거주지와 가맹점의 물리적 거리에 따른 영향을 덜 받았다. 고객 거주지에서 1킬로미터 이상 거리에 위치한 원거리 슈퍼마켓의 경우 근거리 슈퍼마켓 보다는 증가 폭이 작았지만 확산기와 영향기 모두 확산 전 수준을 소폭 상회했다. 원거리 소재 편의점도 확산기와 영향기 모두 확산 전과 비교해 카드 이용이 각각 2.2%,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분석 기간 중 교육 관련 업종의 카드 이용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오프라인 업종의 경우 학원 교육의 대안적 성격을 지닌 독서실∙스터디 카페를 비롯해 편입 학원과 운전 학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독서실∙스터디 카페는 확산기와 영향기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0%와 5.8% 성장했으며 조정기에는 카드 이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8% 늘었다. 편입 학원과 운전 학원은 지난해 대비 확산기와 영향기에는 카드 이용이 감소했으나 조정기에 들어 각각 31.3%와 11.9% 증가했다.

문화 센터는 영향기에 카드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87.3% 감소하는 등 확산기 이후 △어린이집∙유치원 △유아교육 업종 △예체능계 학원 △외국어 학원 △문화 센터의 카드 이용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교육 업종은 분석 기간 중 성장세를 유지했다. 온라인 외국어 강의는 확산기에 전년 대비 26.6%, 입시 관련 온라인 강의도 영향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9.2% 카드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시 관련 온라인 강의도 조정기를 제외한 다른 기간 중에는 전년 수준 또는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