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달러 지폐.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2년래 최저치로 내려오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위험자산인 주식과 함께 강한 변동성을 지닌 비트코인까지 연고점을 찍었다.

27일(현지시간)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77(0.82%) 내린 93.6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20일 10년래 최고점인 103.60을 기록한 이래 불과 4개월여만에 급락했다. 현재 달러인덱스는 2년래 최저치이며, 글로벌 통화시장에서 약달러를 반증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전역에서 기승을 부릴 때,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경제 지표가 코로나19 늪에 빠져 회복이 더딘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까지 심화되면서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달러화 가치는 미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 유동성이 증가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체 안전자산인 금값이 급등 중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금값은 1트로이온스 당 1931달러로 전일 대비 33.70(1.77%) 올랐다. 지난 3월 달러화가 강세인 시점에서는 큰 폭으로 하락을 겪었지만,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자마자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과 함께 변동성의 대표적인 상품 비트코인도 급등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지난 3월 코인마켓캡 기준 500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28일 오전 전일 대비 11% 상승한 1만1150달러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채굴량이 줄어드는 반감기 이슈에도 큰 폭의 조정이 없었던 비트코인은 유동성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 비트코인 가격. 출처=코인마켓캡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달러화 약세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가격을 모두 올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달러화 약세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와 금리차이 때문에 나타난 유로화 강세를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1분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됐던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 속도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은 3월 즉각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시작했지만, 유럽은 1996년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 때문에 재정지출 규모가 작았다. 이 때문에 유럽은 경제지표 회복 속도가 느렸고, 유로화 강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코로나19 이후 유럽의 대응에서 유로화 강세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5월 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메르켈 총리가 EU 공동의 경기부양책 마련을 약속한 이후 유로화 강세가 시작됐다. 또 EU가 7500억 유로의 회복기금 마련에 합의한 20일 이후 유로화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경제지표까지 회복 속도가 둔화되면서 유로화 강세로 달러화 가치 하락이 이어진다는 게 한화투자증권의 설명이다. 미국 내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매주 130만건을 넘고 줄어들던 수치가 지난 7월 20일부터 다시 증가했다. 또 8월 초 미국 의회가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내놓겠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재정지출 규모가 지난 3월 대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화투자증권은 "달러화 약세는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귀금속의 가격을 모두 끌어올린다"라며 "최근 2년간의 주간 가격 변화율을 보면 달러화 1% 약세는 위험자산인 선진국 및 신흥국 주식 뿐만 아니라 귀금속인 금, 은 가격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