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동안 냉동 식품들이 진열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출처= DreamsTim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냉동 식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토퍼 라자냐(Stouffer's Lasagna), 냉동피자 핫 포켓(Hot Pockets), 마리 캘린더(Marie Callender) 파이 같은 냉동 식품들이 진열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닐슨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지난 2분기 155억 달러(18조 6000억원)어치의 냉동 식품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40.2%나 급증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NPD 그룹에 따르면, 식당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식당에서 먹던 끼니 식사의 10%가 가정으로 이동했다.

냉동식품 구매 증가는 이들 식품을 보관할 냉동고의 판매 수요를 끌어 올려 지난 4월 이후 냉동고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5%나 늘어았다.

냉동식품의 이 같은 인기는, 건강에 좋으면서도 편리한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이제 막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끌어들이려고 애쓰고 있는 네슬레 같은 회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네슬레는 지난 4~5년 동안 인공적인 맛과 색깔을 없애고 성분 목록을 간소화하며 단백질 종류를 추가하기 위해 몇몇 제품의 레시피를 바꾸거나 신제품을 출시했다.

카마이클 대표는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사람들은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제품들을 많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투퍼, 핫 포켓스, 디지오르노(DiGiorno) 냉동 피자 같은 잘 알려진 제품들의 매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는 사람들이 냉동 식품을 사더라도 영양에 점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네슬레가 4월에 출시한 신제품 라이프 퀴진(Life Cuisine) 브랜드 제품들도 출발이 좋다. 이 제품들은 저탄소, 고단백, 무글루텐, 무고기 등 4가지 카테고리에 15가지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카마이클 대표는 “라이프 퀴진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격리 상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식품을 찾는 현 시점에 딱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들은 이제 냉동식품도 빠르고 편리함 이상으로 영양과 건강을 갖춘 식품을 찾는다.   출처= MarieCallendar

그러나 코로나가 진정되고 사람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될 때에도 냉동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가 계속될 것일지는 알 수 없다.

플로리다에 사는 안드레아 산드린은 재택 격리 명령이 떨어지자 습관적으로 ‘허리케인 구매 모드’(허리케인에 대비해 물건을 비축하는 것)에 돌입했다.

"그 때 냉동식품을 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까요.”

그녀는 재택 격리 기간 동안 냉동 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냉동 식품을 많이 샀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냉동 식품을 더 잘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음식을 준비했다가 남아도 냉동 보관하니까요.”

뱅큇(Banquet), 버드아이(Birds Eye), 마리 캘린더 같은 냉동식품을 만드는 회사인 코나그라 브랜드 (Conagra Brands)의 소비자 수요 담당 수석 부사장 밥 놀란은 "코로나로 인한 원격 근무, 원격 학습 시대 환경은 사람들이 편의성을 더욱 추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놀란 부사장은 시장조사업체 IRI의 POS 데이터를 보여주며 회사의 냉동식품 매출이 지난 2분기 동안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놀란은 코로나 초기에는 건강과 웰빙보다는 조리하기 쉽고 편리한 식품이 더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최근 봉쇄령이 풀리고 경제 재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놀란은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냉동식품이 현대 소비자들에게 맞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