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왼쪽), 메트라이프생명 전경. 출처=각 사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최근 한화생명에 이어 메트라이프생명이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보험상품으로 인한 보험사들의 예상 수익률을 의미하는 예정이율이 인하되면 보험료가 인상된다.

초저금리 기조 속 보험업계는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연내 두 번째 예정이율 인하에 나서며 이차역마진 리스크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이 내달 4일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기존 2.70%에서 2.50%로 20bp 인하할 예정이다. 이번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달러종신보험의 보험료 인상은 6~7% 수준으로 추산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4월 달러보험 상품 예정이율을 25bp가량 낮춘 바 있다.

한화생명도 지난 1일 선보인 확정이율형 상품인 '실속플러스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0%로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확정이율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50%에서 2.25%로 25bp 인하했다. 이는 이번에 출시한 확정이율형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이 기존 상품 대비 25bp 내려갔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달성할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25bp 인하되면 5~10%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경쟁력을 포기하면서까지 예정이율을 잇달아 내리고 있는 것은 제로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 크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들의 기대수익률이 하락해 예정이율을 인하할 개연성도 높아진다.

금리 하락 시 대출채권 및 이자수취채권 등 운용자산수익률이 저하돼 보험사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다.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비중이 크거나 높은 최저보증 이율을 제공하는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역마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메트라이프생명도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와 채권수익률 하락 등으로 인해 내달 달러종신보험 예정이율 인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의 공시이율(2.95%)과 최저해지환급금 적용이율(2.70%)은 미국 기준금리(상단 0.25%) 및 한국 기준금리(0.50%)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상품을 첫 출시했던 2018년 이래로 달러의 가치는 상승하고 금리의 수준은 하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70.08원(2018년 1월 종가)에서 1201.67원(2020년 7월 1일 종가)으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30년채권수익률은 2.94%에서 1.42%로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의 고삐를 당긴 한화생명의 경우 이차역마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생명의 올 1분기 운용자산수익률은 4.36%로 보유계약에 대한 부담금리 4.50% 보다 낮다. 과거에 대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영향으로 초저금리 기조 속 이차역마진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초저금리 기조에 지난 4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을 줄줄이 내린 바 있다. 현재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제로금리가 이어지면서 여러 보험사들이 하반기 추가 예정이율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 금리가 내려간다고 무조건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정이율을 추가적으로 인하하는 보험사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