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 왓챠 등 OTT 경쟁자들에 맞서는 새로운 카드를 빼들었다. 최근 넷플릭스의 공습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LG헬로비전을 품은 LG유플러스가 선명한 존재감을 보이는 한편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판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이다. 그 연장선에서 SK브로드밴드가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무기에 시선이 집중된다.

SK브로드밴드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IPTV인 Btv 영화 월정액 상품 ‘오션(OCEAN)’을 소개했다.

▲ 김종원 SK브로드밴드 플랫폼 그룹장이 '오션'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전현수 기자

김종원 SK브로드밴드 플랫폼 그룹장은 현장에서 최근 시장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OTT 서비스사는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 반면 IPTV 월정액 가입자는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면서 "IPTV는 최신 영화는 단건으로 판매하고, 구작은 월정액으로 이용하게끔 하는 공급자 중심의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스크린이 대세인 시대에 TV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 경험에서의 경쟁력도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약점은 채우고 국내 사용자에게 차별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담아 오션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김 그룹장은 “(OTT는) 한국인의 문화적 습성과 콘텐츠 소비 성향을 모두 장악하고 있진 못하며, 오리지널 콘텐츠가 장르적으로 편협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사용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김 그룹장은 OTT 서비스의 사용자 편의성과 취향에 맞는 큐레이팅 등 플랫폼 기술적 우위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 따라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당초 서비스 중이던 ‘프리미어’라는 영화 월정액 서비스를 접고, 동일한 가격으로 콘텐츠 제공량과 편의성을 높인 오션으로 대체한다. 기존 프리미어 가입자들은 자동으로 오션 가입자로 승계된다.

오션은 무료로 제공하는 영화 커버리지를 크게 확대했다. 당초 프리미어 가입자는 제공되는 한국영화의 54%, 해외 영화의 53% 정도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오션은 한국과 해외 영화의 98%, 89%를 월정액 상품만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가 OTT 플랫폼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약점도 파고 들었다. 오션은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폭스, NBC유니버셜, 소니, 파라마운트 등 글로벌 브랜드를 입점시켰다는 설명이다.

오션이 제공하는 영화는 1만1000편이다. 이는 3500~8000편 수준인 국내외 주요 OTT 업체에 비해 크게 앞선다고 김 그룹장은 강조했다. 특히 오션은 개봉 1년 이내 신작을 최대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국장 개봉장의 50% 이상을 종영 3개월 이내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 SK브로드밴드가 영화 월정액 상품 OCEAN을 출시했다. 출처=SK브로드밴드

고객을 묶어두는 또 다른 강력한 요인인 드라마 부문에서는 경쟁 OTT와 유사한 수준의 미국·영국 드라마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오션은 ‘24’ ‘크리미널 마인드’ ‘닥터포스트’ ‘슈츠’ 등 주요 인기작을 품었다. 더불어 최근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일본 드라마도 제공한다.

같은 식구인 OTT 웨이브와이 협업도 타진한다. 웨이브가 제작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SF 8’ ‘좀비탐정’ 등을 Btv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는 이어간다.

큐레이션 부문에서는 시청 데이터 기반 AI(인공지능) 추천을 활용하는 한편 영화 평론가 이동진, 오션 에디터 등의 추천 서비스를 진행한다.

SK브로드밴드는 오션의 모바일 전용 앱을 출시, N스크린 환경을 제공한다. 계정은 최대 4대까지 연결 할 수 있게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현장에선 오션이 동일한 가격에 영화 커버리지를 확대함에 따른 VOD 매출 감소 우려도 나왔지만, SK브로드밴드는 현재 프리미어 가입자를 2배 가량 증가시키면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고 답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까지 가입자 2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프리미어 가입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오션을 OTT 서비스의 대항마로 내놓았지만 기존 IPTV의 경계를 넘어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션은 Btv 셋톱박스가 있는 가입자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IPTV를 사용하지 않는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에게는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