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유통 대기업·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이커머스 진출,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에 글로벌 플랫폼들의 커머스 서비스 시작 등으로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2020년의 절반을 넘긴 지금, 이커머스 주요 기업들의 현재를 정리해봤다.

이베이코리아 “폭풍은 지나갔다”   

코로나19로 개별 이커머스 기업들의 소소한 이슈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이베이코리아는 한동안 업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베이 미국 본사의 ‘한국법인 매각설’ 때문이다. 여기에 이베이 본사가 자사 광고사업 부문의 매각을 준비하는 등 현지 상황과 엮이면서 살이 붙었고, 급기야는 매각가액과 인수주체(알리바바)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매각설은 이베이코리아가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해프닝이 됐다.

▲ G9 중기벤처부·중기유통센터 연합 특별 할인전. 출처=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직후 ‘최단 시간 1000만개 판매’로 흥행에 성공한 5월의 대형 할인 기획전 빅 스마일데이로 강렬한 행보를 보였다. 현재는 코로나19 시국에 맞춰 G마켓, 옥션, G9등 자사 플랫폼을 통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기획전으로 자사의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커머스 확장으로 이후에 받을 타격을 우려하면서도 스마일배송·스마일페이 등으로 자사의 브랜드 파워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11번가 “네임드와 함께 한다”

2019년 연간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한 11번가는 2020년 연간 영업이익 성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11번가의 전략은 바로 특정 제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독자적인 상품 구성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맺고 11번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자적 제품을 구성하는 장면이 다수 연출된다.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11번가는 총 34개 국내 브랜드사와 JBP(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를 체결했다. 

젊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미디어 전략도 더해지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만 11번가가 2019년에 이어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직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지난 1분기 11번가는 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인터파크 “#살아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시조(始祖)인 인터파크는 매출 5093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전년 대비 268% 증가)을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점철된 업계의 판에서 살아남은 알짜기업으로 평가됐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행과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인터파크의 총 거래액은 3조7737억원이었다. 이 중 49%는 여행 사업, 20%는 ENT(엔터테인먼트&공연) 부문에서 발생한다. 

온라인 쇼핑 영역은 특별한 악재가 없음에도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만약 코로나19 이전까지 점점 늘어나는 여행수요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인터파크는의 현재는 지금과 사뭇 달랐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 인터파크는 지주사 인터파크 홀딩스와 합병하는 등으로 위기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터닝 포인트는 결국 코로나19 시국의 전환으로 보인다. 

▲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가 ‘쿠팡 금왕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쿠팡

쿠팡 “2020년 흑자설?”

이커머스 업계의 독보적 이슈메이커 쿠팡은 창립 때부터 부르짖어 온 ‘한국의 아마존’ 목표달성을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지난해 업계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연간 영업적자를 드라마틱하게(1조1000억→7000억) 줄이며 업계에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지난 수 년 동안 쿠팡이 집중해 온 물류 인프라 경쟁력 강화가 이제는 일정 궤도에 올랐고, 고정비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해석됐다. 

쿠팡은 여세를 몰아 해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인력풀의 구축 그리고 비즈니스를 다변화 등 투 트랙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풀필먼트 지향 서비스 ‘로켓제휴’, 휴대전화 개통 서비스 ‘로켓모바일’ 등으로 이커머스의 반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진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으나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사후 대응으로 논란은 거의 종식됐다. 쿠팡은 24일 충북 음성군에 대형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선언하며 물류 인프라 강화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표명했다. 늘 예상을 벗어난 결과를 제시하는 쿠팡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2020년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정중동' 모드를 통해 마이웨이만 걷겠다는 입장이다.

▲ 티몬 신규 입점 파트너 판매수수료 0% 정책. 출처= 티몬

티몬 “증시 상장 위해 달린다” 

이진원 대표 취임 이후 티몬은 업계 ‘최약체’의 이미지에서 점점 벗어나며 큰 그림을 그리는 업체가 되고 있다. 

최근 티몬은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국내 소셜커머스 1호 업체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입점 판매자 친화 정책을 실행시키며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만 티몬의 최근 행보가 단기적인 목표인 ‘증시 상장’에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티몬 역시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위메프 “의외로 이슈메이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이슈메이커 ‘탑 티어’는 쿠팡이다. 그러나 다소 부정적인 의미의 이슈메이커를 꼽자면 위메프를 논할 수 밖에 없다.

박은상 대표이사의 일시 휴직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진들의 갈등으로 해석되기도 했고, 위메프오의 수수료 체계에 대한 오해가 확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적을 둘러싼 잡음이 크다. 지난해 위메프는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한동안 유지 되던 수익성 중심 경영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위메프는 다양한 타임 딜 기획전을 지속하며 꾸준하게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입점 판매자들에게 유리한 여러 정책을 적용하며 판매자들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