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오른쪽)과 박병국 한국타이어노동조합 위원장이 23일 경기 판교 본사에서 만나 ‘2020년 임금교섭 회사 위임식’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노조가 올해 임금교섭에 대한 결정권을 사측에 일임했다. 사측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노사 분규를 예방함으로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는 취지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지난 23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2020년 임금교섭 회사 위임식’을 진행했다.

위임식에는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병국 한국타이어노동조합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타이어 노조가 임금 교섭 권한을 사측에 위임한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이례적인 사례다. 사측도 한편 노조의 이번 결단에 앞서 지난 5월 임원들의 임금을 무기한 자진 반납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에 동참했다.

박병국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타이어 산업 위기를 인지함에 따라 상호 존중과 신뢰의 노경 문화를 바탕으로 위기 극복, 고용 안정 등을 위해 이번 결단을 내렸다”며 “한국타이어 노조는 앞으로도 상생과 협력의 노경 문화를 견고히 다짐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은 “노조가 경영 위기를 같이 극복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점을 두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타이어는 노경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경영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노사의 이번 협력 사례는 그간 사내에 이어온 노사 화합 문화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선진적인 노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함으로써 올해 들어 59년 연속 교섭 무분규 타결 기록을 세우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앞서 지난 4월 10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는 취지로 노경 공동결의 행사를 열고 ‘노경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내용의 위기극복 공동 선언문’ 채택하기도 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1941년 모태 기업 출범을 시작으로 업력을 이어오는 동안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꾸준히 성장해옴으로써 노사 화합 무드를 조성할 수 있었다”며 “노조의 이번 결정은 사측에서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지만 그간 이어온 노사관계에 비춰보면 전혀 개연성 없는 현상은 아닌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