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이 바뀌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외국인의 한국 주식 ‘쇼핑 리스트’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카카오, 넷마블 등 비대면(언택트) 관련주와 셀트리온 등 헬스케어주를 주로 집중 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경기민감주를 주로 담았다. 단기 주도주 흐름이 변화하는 양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이 삼성전자로 1조43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그 다음으로는 LG전자(1757억원), 포스코(1589억원), 삼성전자우(733억원), 현대차(605억원), 아모레퍼시픽(601억원), 삼성전기(53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헬스케어주와 비대면주를 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SK바이오팜으로 8345억원 어치를 순매도 기록했다.

이어 외국인은 네이버(5535억원), SK하이닉스(2497억) 삼성바이로직스(2411억), 한국전력(2149억원), 카카오(1722억원), 엔씨소프트(1722억원), 현대모비스(1022억원), SK텔레콤(876억원) 등의 순으로 팔았다.

특히 지난 일주일(7월 15~22일) 동안의 순매수 종목을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6710억원), LG전자(1183억원), 현대차(807억원), 포스코(580억원), 부광약품(462억원), 삼성전기(419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순매도한 종목은 카카오(1881억원), 한국전력(813억원), SK바이오팜(764억원), SK텔레콤(728억원), 네이버(727억원), SK하이닉스(71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5~6월 외국인은 ‘최선호’ 종목으로 셀트리온(4341억원), 카카오(2241억원), 엔씨소프트(1938억원), 삼성전기(161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262억원) 등을 집중 매수한 반면, 7월 1일부터 매수 종목이 바뀜과 동시에 매수세도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한국 증시 주도주는 언택트·헬스케어주에서 경기민감주로 단기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IBK투자증권 이정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IT 관련 종목을 사고, 언택트와 헬스케어주를 팔았다"며 “공매도 제한이 풀리고,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올수록 이런 이동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유럽의 경제회복기금 타결·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 등으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3월 이후 급등한 언택트 관련주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경기민감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정빈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개선과 반도체 실적 전망이 좋아지면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다”라면서도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도주 전환과 같은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 또한 "외국인의 매수는 유동성 장세의 일부분"이라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과 기관·외국인 매수가 회복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경기민감주나 가치주의 주가 상승을 주도주 전환으로 보기 힘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