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준중형차 A220 세단의 정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2월 출시한 준중형급 A220 세단(이하 A220)은 비교적 ‘착한 가격’과 고사양으로 주목받았다. 높은 상품성을 갖춘 A220은 그간 사실상 미개척지였던 국내 고급 준중형 세단 시장의 저변을 넓힐 뿐 아니라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A220 세단은 사이즈 측면에서 아우디 A3, 혼다코리아 시빅 스포츠 등 수입차 모델 2종을 비롯해 국산차인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A220의 주요 제원별 수치는 전장 4550㎜, 전폭 1795㎜, 전고 1440㎜, 축거 2730㎜ 등 수준을 보인다. 아반떼보다 전장(4650㎜)은 100㎜ 짧지만 축거는 오히려 10㎜ 길다. A220은 전반적으로 아반떼보다 짧고, 높고, 날씬하다. 두 차량의 제원별 수치 차이가 10~30㎜ 정도에 불과해 육안으로는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

▲ A220 세단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보이는 대시보드(크래시 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하지만 A220의 실내외 요소에 적용된 벤츠 고유의 디자인은 타사 동급 차량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의 프리미엄 감성을 여실히 구현하고 있다. A220의 차별적 디자인 요소로 차량 외관에 부착된 삼각별이나 실내 적용된 원형 송풍구, 계기판·센터 디스플레이 일체형 화면, 무드 조명 등을 꼽을 수 있다.

A220이 준중형 세단으로서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경쾌한 감성은 주행하기에 앞서 도어나 조작감 등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탑승문 뿐 아니라 트렁크 도어, 보닛 덮개 모두 가볍게 열리고 닫힌다. 핸들(스티어링 휠)도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돌릴 수 있고, 페달도 저항감을 약하게 발휘함에 따라 쉽게 밟고 뗄 수 있다.

▲ A220 세단의 2열 전경. A220 세단은 동급 대비 긴 축거를 갖춤에 따라 비교적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A220에 동급 대비 넓게 조성된 레그룸을 통해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느낄 수 있다. 운전석에 탔을 때 다리가 페달이 위치한 레그룸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키 큰 운전자가 타도 넉넉하다고 느낄 만한 규모다. 2열 레그룸은 타사 동급 모델과 비슷한 규모를 갖췄다.

A220의 우수한 품질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주행성능이다. 조작감이 경쾌한 만큼 차량도 시원하게 내달리고 잘 멈춰선다. 다만 페달 반응성이 좋기 때문에 세심하게 조작해야 차량을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 차량이 저속으로 달릴 때 토크가 비교적 약하게 실리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를 고속 주행상황에서보다 깊게 밟아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도 주행 중 정지 상태에 도달하는 순간 차가 덜컹거리지 않도록 신경써서 조작해야 한다. 이 같은 페달 특성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A220의 탁월한 가속력과 제동 성능을 즐길 수 있다. 핸들도 가볍게 돌아가지만 비교적 높게 설정된 조향 기어비 덕분에 곡선 구간을 지나거나 방향을 급히 전환할 때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잘 해소한다.

A220이 달리는 동안 노면으로부터 전달받은 충격을 잘 완화하는 점은 차량 고급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A220은 전륜·후륜 차축(액슬)에 각각 장착된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인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의 조합을 통해 양호한 주행 안정성을 탑승자에게 제공한다. 고속주행상황을 비롯한 각종 운행 조건에서도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되는 특징도 안정적인 주행감에 기여하는 요소다.

▲ A220 세단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A220의 연료 효율이 높은 점은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만한 요소다. 가솔린 2.0ℓ 터보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1리터당 20㎞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서울과 경기 남양주시를 왕복하는 동안 편도 기준 57㎞, 44㎞ 구간별 연비를 측정했다. 서울에서 남양주로 올 땐 많은 차량이나 정지 신호와 마주침에 따라 멈추고 서기를 반복했다. 반대로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동안엔 교통량 적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나는 등 서행하는 일 없이 이동했다. 이때 각각 기록한 연비가 13.5㎞/ℓ, 20.0㎞/ℓ에 달한다. 두 기록 모두 공인 복합연비인 12.7㎞/ℓ를 상회했다. 고급차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연료효율이다.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별소비세율 5%를 적용한 A220의 트림별 판매가는 기본 3850만원, 4MATIC 4540만원으로 책정됐다. 내비게이션,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통풍시트, 썬루프, 차선유지 어시스트, 동승석 전동시트 등 일부 사양들을 배제함으로써 이 같은 가격대를 맞출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벤츠는 국산 고급차 수준의 가격대를 갖춘 A220를 통해 앞으로 더욱 폭넓은 연령대의 구매자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네시스 동급 모델 G70의 가격대를 감당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동시에 차량의 주행성능, 연료효율, 차별적 감성 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A220을 강력 추천한다.

▲ A220 세단의 트렁크 용량은 405ℓ로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474ℓ)보단 적은 수준을 갖췄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