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7월 분양 물량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이 시행을 앞두고, 규제를 피해 분양을 서두른 영향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에도 이후부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에 물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반기 분양 시장이 개선보단 잠잠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단지의 입지별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8월 분양 몰려, 5개 건설사 가을부턴 서울 대규모 공급 실종

▲ 남한산성 전상에서 바라본 부동산 시장. 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25만3952가구로 가운데 49.4%인 12만5511가구는 이달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서울의 경우 4만225가구의 73%인 3만1111가구가 7~8월에 몰린 상황이다. 이같은 쏠림현상은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공급 필요 전망치를 연간 4만여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수도권과 광역시의 분양권 시장이 사라지는 전매 금지 조항의 경우 8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 이후 9월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른 영향이다.

GS건설도 그 중 하나다. 서울 은평구 일대 정비사업을 통해 하반기 약 4700가구가 분양되는데, 모두 8월 진행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후 서울의 예정 물량은 아직까진 없는 상황이다. 다른 굴직한 건설사 들로 서울 분양을 9월전진행한다.

대우건설은 서울에 이 기간 약 4000가구 남짓을 분양하는데, 이중 2900가구 상당이 이달로 몰려있다. 다만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아파트가 포함돼 변수는 있다. 둔촌주공의 경우 현재 분양가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진 상황이다.

돈촌주공은 선분양을 통한 분상제 회피 방안도 제시되나, 아직 불확실성이 지적된다. 이 사업으로 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현대건설도 9월로 분양 일정을 임시로 배정했다. 이를 제외하면 현대건설도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약 3100가구) 등 서울 물량이 이달 몰려 있다.

이렇듯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올해 가을엔 대형 건설사의 서울 분양 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 가운데 4분기 서울에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선보이는 경우는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가 유일하다. 다만 2990가구 공급 가운데 일반 분양은 불과 225가구다.

가을 진행되는 지방 분양 시장, 규제 이후 향방은?

▲ 지역별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 출처=주산연

이런 가운데 대형 건설사의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 가운데 서울 비중은 절반을 넘기지 않는 실정으로, 규제 적용 이후 시장의 양상에 따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림산업의 경우 서울보단 이외 지역에 집중해오고 있다. 경기와 인천 등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물량이 약 8000여 가구로, 나머지는 지방에 포진해 있다. 한편, 연초 대림산업은 2만여 가구 공급 계획을 밝히며 분양 시점을 5~6월로 편중했다. 다만 코로나 여파로 인해 이 중 90%의 물량이 하반기로 지연된 상황이다. 

특히 규제 이전인 7~8월엔 이 중 20% 상당의 분양이 진행된다. 부산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이 대표적인데, 약 4400가구(대림 지분 30%, 삼성 40%)가 공급되게 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충남 창원 파크센트럴도 1253가구 예정되어 있다.

나머지 굴직한 가구는 이후로 계획되어 있다. 인천 부평 청천2구역 5000여 가구 공급을 포함해 경기 안양 덕현의 약 2800가구(대림 지분 50%)가 대표적이다. 이어 인천 영종3차(1416가구), 부산 송도(1303가구), 거제도 거제고현2차(1098가구), 인천 주안 10구역(1150가구) 등이다. 

현대건설은 9월부터 포항과 광주, 인천 등에서 약 7000가구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앞서 목표치인 2만2000가구 가운데 상반기 1만1000가구를 진행했고, 서울에서 약 6000가구 공급이 3분기 공급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이때 비서울 지방에서 약 5000가구를 공급한다.  

삼성물산의 경우 오는 4분기 굴직한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10월 예정된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해, 11월 부산 온천4구역(4034가구)이 진행된다. GS건설의 경우 이전에 이미 수주를 상당 진행해 인천 송도와 경기 성남에 총 2200여가구를 선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의 하반기 분양 일정이 집중된 가운데 일각에선 규제가 시행된 이후 분양 시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이 공급자 입장에서 집계하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9.1로 전달보다 10.5포인트 하락했다.

주산연측은 분양 시장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시행의 영향으로 수도권은 교통망이 형성된 중심지와 그렇지 않은 외곽지역, 지방광역시는 재건축이 진행되는 구도심과 이외 지역이 격차를 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하반기 분양 시장은 어렵겠다"면서 "사업자 입장에선 분양가 조정이 어렵고, 수요자 입장에선 전처럼 대출을 받거나 집을 처분하고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에는 전매를 하려는 수요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줄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 거래가 좋다고 한다면 전국 총량은 그렇겠지만, 주택 시장은 재고 시장으로 연결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울은 줄었지만,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도 일부 많은 지역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