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인천시 서구 한 음식점에 '수돗물 유충' 사태로 인한 생수 사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국민 불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수돗물에 대한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도꼭지나 정수기 '필터' 관련 제품과 생수를 찾는 분위기가 급증한 반면 외식업계는 혹시 모를 수돗물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 우려에 발길을 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수도관련 용품들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롯데마트의 샤워헤드, 주방용헤드 등을 포함한 ‘정수헤드’ 매출은 전월 동요일 대비 60% 올랐고, ‘정수필터’는 126%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에서도 지난 13~19일 필터샤워기, 주방씽크헤드, 녹물제거샤워기 등 샤워‧수도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전국 생수 매출은 20%, 인천과 경기 지역 매출은 30~60%의 신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SSG닷컴에서는 샤워 필터 판매가 전월 동기 대비 610%, 정수기에 설치하는 필터도 36% 증가했다. 엑스코퍼레이션에서는 위생습관 브랜드 휘아의 바른샤워기 판매량이 일주일새 200%까지 급증했다.

수돗물 유충 등 유해성 물질을 걸러내기 위해서 가정용 샤워기나 수전 등에도 필터제품이 필수라는 전문가 의견이 전해지면서 필터 샤워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정수기와 생수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정수기 상담 예약 건수가 3배 이상 급증했고 NS홈쇼핑 역시 수돗물 유충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13일 이후 정수기 렌털 상담건이 평소보다 22% 상승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인천 서구 지역 매장의 9일부터 20일까지 생수 매출이 동기 대비 31.6% 올랐다.

아직 사재기 열풍으로까지 번지진 않았지만, 문의가 급증하면서 관련업계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지현 롯데마트 홈(HOME)부문장은 "최근 코로나 등 위생 이슈들이 많이 발생하며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식업계는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에 한층 고민이 깊어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매출이 줄었던 데다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영업장에서는 수돗물 사용에 대한 음식 조리에 생수를 사용한다는 안내문까지 내걸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영향으로 손님이 끊여 문을 닫는 매장이 속출했었다. 재난지원금으로 반짝 효과를 봤는데, 지원금이 소진된 상황에 수돗물 유충 사태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이 또 발길을 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9일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수돗물 유충은 전국 5개 정수장에서도 추가로 발견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