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 업체가 아세안(ASEAN) 10개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생산·판매실적을 늘리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일본 등 국적별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민·관 각 주체가 각각 노력해나갈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자동차업계 주요 6개국의 2015~2019년 아세안 지역 판매실적.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작년말 기준 아세안 자동차 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353만8942대 가운데 한국차는 18만4595대로 5.2%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말 한국차 판매 비중은 지난 2015년(3.9%)에 비해 1.3%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는 1.5%p 감소했고 중국 브랜드는 1.0%p 증가하는 등 추이를 보였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에서 인도네시아(103만대), 태국(101만대), 말레이시아(60만대) 등 3개국이 전체 비중의 76% 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말 각국에 대한 한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태국 0.7%, 인도네시아 0.1%, 말레이시아 0.4% 등으로 집계됐다.

▲ 자동차업계 주요 6개국의 2015~2019년 아세안 지역 내 생산실적.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차 업체의 아세안 지역 내 완성차 생산비중도 2015년 5만959대에서 작년 말 13만2987대로 4년 새 161.0%나 증가했다. 국적별 비중에서도 한국은 2.8%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 2.6%P 감소, 중국 브랜드 1.3%P 증가 등 추세가 나타났다. 다만 한국 업체가 아세안 지역에서 가동하는 생산시설의 절대적인 수치는 적은 수준을 보였다. 아세안 역내 자동차 생산공장 115개 가운데 한국 업체 소유 공장은 7개(6.1%)에 불과했다. 현지에 진출한 부품업체의 수도 한국이 39개사에 그친 반면 일본 업체는 태국에만 2100여개 진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KAMA 관계자는 “한국 업체가 아세안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판매실적을 앞으로 지속 늘리기 위해서는 부품 현지화율 향상, 현지 생산거점 구축, 서비스망 체계화 등 노력을 통해 일본·중국 브랜드 대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아세안을 전기차 분야에서 틈새시장으로서 공략하기 위해 보급형 전기차 생산,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협업, 아세안 정부조달시장 참여 등 방안을 통해 판매 활로를 적극 개척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KAMA는 아세안 지역 내 한국 업체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원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을 더욱 많이 아세안 국가에 보급하기 위해 현지 하이브리드차·전기차 세제혜택 격차 확대 협의, FTA 기반 관세 인하 추진, 현지 부품업체 정보 지원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관측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한국 업체가 높은 관세나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아세안 시장에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