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 성공에 드라이브를 건다. 넥슨은 그간 강조한 ‘다양성’을 버리고 전략적 선회를 꾀했다. 특히 최근 변화한 전략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가운데, 던파 모바일로 화룡정점을 찍을지 주목된다.

체질 개선한 넥슨

넥슨은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이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안 되는 게임’은 접고, ‘되는 게임’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넥슨은 지난해에만 10여개가 넘는 라이브 게임과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서비스 종료하거나 중단했다. ‘HIT’ ‘M.O.E’ ‘니드포스피드 엣지’ ‘배틀라이트’ ‘프로젝트G’ ‘어센던트 원’ ‘데이브’ ‘네 개의 탑’ ‘페리아 연대기’ ‘듀랑고’ ‘마블 배틀라인’ ‘드래곤하운드’ 등을 떠나보냈다. 

넥슨은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수익성과 거리를 둔 인디 게임 감성이 강한 ‘데이브’ ‘네 개의 탑’ 등 개발을 일제히 중단, 독특한 콘셉트·착한 과금 모델로 마니아층에 지지를 받은 ‘야생의 땅: 듀랑고’ 또한 서비스를 종료했다. 또 장장 10년 가량 개발한 ‘페리아 연대기’를 개발 중단한 것도 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 같은 넥슨의 체질 개선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피릿위시’를 비롯해 ‘마블배틀라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아스텔리아’ ‘런닝맨 히어로즈’ 등이 서비스를 올해 종료했다.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카이저’도 오는 8월 서비스를 마무리한다.

넥슨은 지난해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작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도 ‘모바일에 약하다’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신작들은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해 출시 초기에 주목을 받았지만, 롱런에 실패하고 매출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양상을 반복했다. 특히 야심차게 준비한 MMORPG ‘트라하’가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성과를 내며 모바일 사업에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모바일 시장 진입이 타 게임사 대비 늦었다는 평도 나왔다. 가령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웹젠은 ‘뮤’ 등 유력 PC온라인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성공시키며 한 단계씩 도약했지만, 넥슨은 수많은 자사 인기 PC온라인 게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으로의 전환 소식이 비교적 약했다.

올해 신작 연이은 홈런

 

그러나 2020년 넥슨은 모바일 사업에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해 출시한 게임마다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모바일 게임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V4’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의 가능성을 봤다. 카이저-트라하 기대작 모바일 MMORPG에서 거두지 못한 성과를 자회사인 넷게임즈를 통해 이뤄냈다. V4는 출시 이후 수 개월 동안 리니지2M, 리니지M과 경합했다. 또한 넥슨의 장기인 PC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활용, PC버전 클라이언트를 따로 출시하며 저변을 넓혔다. ‘V4’의 매출 순위는 현재도 톱10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해부터 넥슨은 인기 IP를 본격 활용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슈퍼셀의 인기 캐주얼 배틀 게임 ‘브롤스타즈’를 DAU(일간사용자수)에서 앞질렀고, 캐주얼 장르임에도 최고 매출 순위 톱3에 오르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현재도 매출 상위권이다.

이어 6월 출시된 ‘피파 모바일’은 불모지로 평가됐던 모바일 축구 게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스포츠 장르 부문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전체 장르 매출 순위에서도 톱20에 진입했다.

7월 출시된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의 감성을 계승하며 유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바람의나라:연은 출시 직후 단숨에 매출 톱3에 올라서며 V4를 잇는 두 번째 MMORPG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바람의나라: 연은 지난 22일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매출 2위에 오르며, 8개월 이상 지속된 리니지M, 리니지2M 장벽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모바일 전환 성공적… 던파 모바일로 화룡점정

▲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미지. 출처=넥슨

넥슨은 체질 변화 시도로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 인기 IP와 장르 신작을 기반으로 시장 트렌드에도 발맞춰 사업적 성장 모멘텀에 가속도를 붙였다. 카트라이더, 피파 온라인, 바람의나라 등 유력 IP 기반 모바일 신작이 연이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출시를 앞둔 던파 모바일이 ‘만루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슨은 아직 PC온라인 게임 회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 1분기 넥슨은 전체 매출의 79%를 PC에서 벌어들였다. PC 플랫폼은 수수료 비용이 비교적 적고 장기 서비스에 최적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게임 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모바일로 전환된 만큼 넥슨은 플랫폼 전환을 시도 중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넥슨은 수년간 직접 경험하며 쌓아온 노하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던파 모바일에서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