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미지. 출처=넥슨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중국 시장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작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IP(지식재산권)인 만큼 기대감도 높다. 게다가 던파 모바일은 한국 모바일 게임의 무덤으로 불린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공식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첫 번째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전예약을 시작, 꽤 긴 기간 동안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출시를 기다리는 게이머의 반응이 예상처럼 폭발적이었다.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나흘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고, 약 세 달만에 30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던파 모바일은 7월 말 기준 사전예약자가 6000만 명에 육박했다.

중국에서 던파 모바일은 PC온라인 게임 던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텐센트가 담당한다. 이 게임은 중국 내 가장 큰 걸림돌인 ‘판호’도 지난 2017년 2월 8일자로 발급 받으면서 한한령 문턱을 넘었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이 본격화 된 2017년 3월 이후 한국산 모바일 게임에 판호를 정식적인 경로로 발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이 없는 던파 모바일은 오는 8월 12일 중국에서 정식 출시 예정이다.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출시되는 최초의 사례다.

던파 모바일은 흥행 기대감이 여러 방면에서 징후가 나오고 있다. 우선 던파 모바일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핵심은 원작의 비주얼과 게임성을 최대한 계승하는 것이다. 텐센트가 지난달 자사 온라인 게임 신작 발표 행사에서 공개한 던파 모바일의 플레이 화면을 보면, 원작 던파의 초기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 확인된다. 이를 본 원작 던파 유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던파 모바일이 원작 특유의 빠르고 재미있는 액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인기 IP의 모바일화(化)는 흥행 사례가 여럿이다. 특히 2000년대를 주름 잡았던 한국산 PC온라인 게임 IP는 그중에서도 높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웹젠의 ‘뮤(MU)’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2’ 넥슨의 ‘카트라이더’ 등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되고 있다. 던파 모바일 역시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이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수 년 간 글로벌 게임 산업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주도권이 서서히 넘어갔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해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출시를 목전에 둔 던파 모바일은 풍부한 원작 유저층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과 IP 영속성을 제고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지난 2016년부터 PC 플랫폼을 앞질렀다. 2013년 16.7%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매년 무서운 속도로 급증해 2019년 전체 70%를 차지하는데 이르렀다. 이러한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편중은 중국 정부의 정책까지 더해져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규모가 올해 2000억위안(약 3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지난 2013년 117억위안(약 2조원)에서 2019년 1581억1000만위안(약 27조원)을 기록하며 7년 새 13.5배 급증했다. 이 같은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규모가 한국 시장보다 약 3배 이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7조82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까지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풍부한 사용자가 지목된다. 지난해 기준 중국 모바일 게임 사용자 규모는 2018년 대비 8.3% 증가한 6억5100만 명을 기록했다. 또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사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원작 사용자 및 풍부한 모바일 게임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던파 모바일의 향후 전망에도 호혜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사용자의 선호 장르가 한국 시장과 비슷하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년 전부터 RPG(역할수행게임) 중심으로 재편돼 왔다. 7월 22일 한국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매출 톱10 이내 8종이 RPG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RPG 장르가 전체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의 54%를 차지했다. 비슷한 트렌드를 가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던파 모바일이 출시하기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 중이다.

이처럼 게임업계에서는 던파 모바일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 가운데 넥슨은 던파 모바일 출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넥슨은 제주도에 있는 네오플 본사의 던파 모바일 개발 인력 170여명을 서울로 끌어오는 한편, 추가로 수백명 규모의 인력 충원도 진행 중이다. 던파 모바일 개발을 위해 서울에 마련한 신규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최대 4억원의 전세 보증금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이사비도 모두 회사가 부담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 개발실 인력은 3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