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은 사전예약자를 모은 넥슨의 신작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8월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 예정인 던파 모바일은 사전예약자 6000만 명을 끌어모으며 기대감을 입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기대작으로 꼽히는 던파 모바일은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후광 덕분에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출처=넥슨

네오플이 개발한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지난 2005년 3D 게임이 대세였던 국내 게임 시장에 도트 그래픽의 2D 횡스크롤 액션 RPG로 등장했다. 마치 오락실 격투 게임 같은 시원한 타격감과 이펙트, 호쾌한 액션, 빠른 게임 전개 등을 바탕으로 당시 주요 업체들의 쟁쟁했던 게임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던파는 폭넓은 유저층을 아우를 수 있는 게임성을 기반으로 청소년부터 성인, 라이트 유저부터 하드코어 유저까지 사로잡았다.

국내 흥행에 성공한 던파는 2008년 6월 중국으로 건너가며 본격적으로 매출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1위 게임사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고, 적극적인 현지화 작업에 돌입한 전략이 유효했다. 현지 PC 환경에 맞는 저사양 스펙으로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중국 유저들의 취향을 반영한 이벤트, 전용 스킨 등 콘텐츠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중국 지역에서 던파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았다. 이에 힘입어 던파의 글로벌 회원수는 2010년 2억 명을 돌파, 2011년엔 3억 명을 넘어섰다. 기세는 멈추지 않고 이어져 2013년 4억 명, 2017년 6억 명, 2020년 초 기준으로 글로벌 회원수 7억 명을 넘어섰다. 던파의 최고 매출은 매년 경신됐다. 중국 내 최고 동시 접속자수는 무려 500만 명에 이른다. 현재 던파는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전역에 서비스 되고 있다.

‘남다른 애착’ 가진 던파 유저들… 장기 흥행 원동력

10년이 넘는 장기 흥행의 원동력은 남다른 애착을 가진 팬심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던파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유저들 스스로 대대적인 이색 이벤트를 만들 정도다.

‘426 정장 레이드 데이’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7년 4월 26일 중국의 한 매체에서 길거리 인터뷰를 하던 한 여대생은 “던파하는 남자들, 루저(Loser) 아닌가요? 다들 여자 한 번 못 만나보고 살만 찐 폐인 같잖아요”라고 말해 현지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항해 말끔한 비주얼의 상징인 정장을 입는 유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명 던파 BJ를 중심으로 정장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이를 계기로 던파 유저 사이에는 426 정장 레이드 데이가 널리 알려졌다. 이 이벤트에 따르면 4월 26일에 던파 유저들은 깔끔하게 면도와 머리 손질을 하고 정장에 넥타이를 멘 차림으로 PC방에서 던파를 즐겨야 한다. 수많은 던파 유저들이 이런 문화를 만들자 일부 PC방에서는 이들을 위한 할인 이벤트까지 열었을 정도라고 전해진다.

게임사가 매년 열고 있는 유저 축제인 ‘던파 페스티벌’ 또한 던파 유저들의 끈끈한 문화를 방증한다. 중국과 한국에서 모두 열리는 던파 페스티벌은 던파의 가장 큰 오프라인 행사로, 게임의 주요 업데이트와 개발 방향을 발표하고, 게임 굿즈도 판매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 첫 개최 후 2년에 한 번씩 열렸고 지난 2012년부터는 매년 열리고 있다.

명실상부 넥슨 최고 매출 게임… 10년만에 100억달러

던파는 오랜 기간 높은 인기를 얻는 동시에 막대한 매출을 벌어들였다. 특히 중국 지역에서 국민 게임 반열에 오르며 사실상 한국 게임 산업을 ‘수출 효자’로 거듭나게 한 일등공신이라는 평이다. 

던파는 넥슨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준 단일 게임이다. 넥슨은 지난 2018년 던파 중국 출시 10년을 맞으며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10년 간 무려 연평균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단일 온라인 게임으로는 최대 누적 매출액으로 알려졌다. 이름만 대면 아는 글로벌 게임 프랜차이즈의 누적 매출과 견주어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던파의 매출을 뛰어넘는 프랜차이즈로는 닌텐도의 수작 ‘마리오’ ‘포켓몬’ 타이틀들과 액티비전의 FPS 명작 ‘콜오브듀티’, 닌텐도 ‘위’, 반다이남코 ‘팩맨’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압도적인 매출 성과는 던파 개발사인 네오플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네오플은 지난 2018년 매출액 1조3055억원, 영업이익 1조215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실적 대비 매출은 310배, 영업이익은 637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나온다. 네오플은 중국 텐센트로부터 던파 중국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고 있다.

더욱 놀라운 건 네오플의 영업이익률이다. 네오플은 2009년부터 영업이익률이 80%대에 진입하더니 2017년부터는 매년 90%를 웃돌고 있다.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조1396억원을 올리는 한편 1조366억원을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남기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