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CES 2020에 전시된 IBM의 양자컴퓨터 Q 시스템 원(Q System One).    출처= Extreme Tec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뉴욕주 아몽크(Armonk)에 본사를 두고 있는 IBM은 지니 로메티 체제 8년의 대부분 기간 동안 매출이 감소하자 지난 4월 아르빈드 크리슈나를 새 CEO로 지명하고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109년 역사의 IBM은 기존의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정보기술(IT) 서비스 외에 최근 몇 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부문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IBM 관계자들과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고객사들이 기술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가 대유행하자 회사는 지난 4월 올해 1년 동안의 목표와 실행 계획을 철회하고 수천 명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IBM은 20일(현지시간), 고객 대부분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2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는 적은 폭이지만 5.4% 감소해 181억 2000만달러(21조 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이익도 지난해 2.81달러에서 1.52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2분기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매출은 63억 달러(7조 5,000억원)로 지난해 보다 30% 성장했다.

IBM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4.5% 상승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S&P 500지수가 소폭 상승한 데 반해 IBM의 주가는 5.7% 하락했다.

미국 기술 분야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며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도 탄력성을 보였지만, 광고 중단,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과 같은 부정적 효과도 감내해야 했다.

크리슈나 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IBM은 고객들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위기 속에서 장기적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회사는 큰 거래에 의존해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사업 등 일부 사업에서 단기적 타격을 받고 있다.

"기업 고객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긴축 조치를 취함에 따라 회사의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IBM의 제임스 캐버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가 글로벌 기반을 구축하고 있고, 주요 산업에서 회복력이 빠른 기업들이 고객에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는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IBM은 최근 몇 달 동안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 AG, 인도 통신사 바티 에어텔(Bharti Airtel)로부터 계약을 따냄으로써 코로나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강화했다. 크리슈나 CEO는 “대형 혁신 프로젝트들의 기회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런 기회들을 만들어 내고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IBM은 컴퓨팅 능력을 기업과 고객에게 임대함으로써 돈을 버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는 경쟁에 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IBM은 기업이 컴퓨팅 작업을 대규모 외부 데이터 센터에서 수행하는 기존의 클라우드를 넘어 자체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유지하는 기술 모델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BM은 지난 해 7월, 클라우드 컴퓨팅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레드햇(Red Hat)을 330억 달러(40조원)에 인수했다. IBM은 회계 규정상 IBM이 레드햇의 매출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레드햇의 매출이 지난 2분기에 17% 성장했다고 밝혔다.

IBM은 또 다른 중점 분야인 인공지능에서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IBM은 새로운 임무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의 일부를 제거하거나 재편성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IT 아웃소싱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술서비스(Global Technology Services) 부문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63억 2000만 달러(7조 500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8% 감소했다. IBM은 이 사업부 인력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집중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캐버노 CFO는 이 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연간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 컨설팅 및 기타 경영 서비스에 주력하는 글로벌비즈니스 서비스(Global Business Services) 부문도 2분기에 38억 9000만 달러(4조 7000억원)로 7% 감소했고, 인지 소프트웨어(Cognitive Software) 사업부문은 57억 5000만 달러(6조 9000억원)으로 3% 성장했다고 IBM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