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미국 장기증권 시장의 16번째로 큰 투자자로 조사됐다.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미국의 장기증권시장에 투자 중인 전 세계 국가 중에 한국이 16번째로 큰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3년간의 투자금액 증가율은 전 국가 중 6번째다.

21일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편득현 부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3월 말 기준 한국이 미국 장기증권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약 3491억달러(약 420조원)로, 투자 비중 상위국 중 16번째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장기증권투자금액이 전체 외국인 투자금액 18조700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2016년 말 투자금액 2416억 달러보다 41% 증가해, 향후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증가율로는 세계 6위다.

장기증권이란 만기 1년 이상의 국공채·지방채·회사채와 주식을 일컫는다. 1년 미만의 단기투자도 가능하지만, 만기가 없단 점에서 주식도 장기증권으로 분류한다.

▲ 자료:FRB,NH투자증권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투자자들도 미국 장기증권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월 12조1000억달러(1경4611조원)규모 였던 외국인 투자금액은 2020년 3월 말 18조7000억달러(2경2480조원)로 54% 증가했다.

글로벌 증권사 메릴린치의 지난달 29일 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미국 국채의 35%, 회사채의 34%, 공채·지방채의 13%, 주식의 19%는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또한 주식을 소유한 외국인 중 절반은 유럽인이다. 3월 말 외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7조4542억달러) 중 유럽 투자자들의 보유금액(3조5246억 달러)은 47%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1조6668억 달러를 갖고 있어 비중은 22% 수준이다. 편 부부장은 “최근 미국 주가 상승에 대한 수혜를 가장 많이 본 대륙은 유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투자자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 지난 2011년 9월 기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금액은 183억 달러 규모였다. 다만 2017년 1000억 달러를 넘긴 이후 올해 4월에 1634억(약 197억)으로 조사돼 투자액이 빠르게 늘었다.

앞으로도 이런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테슬라·아마존 등 일부 미국 주식종목의 가격은 계속 뛰는 등 미국 시장의 매력도가 커졌지만, 국내 주식은 주식양도세 부과 등으로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설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나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수혜를 보고자 한다면 미국 주식이나 회사채 투자를 고려 할만 하다”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