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 내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여름철은 전세 시장에 있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55주 연속 전셋값 상승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 '갭투자' 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17 대책부터 조정대상지역이 된 충북 청주 내 부동산 업자는 "대책 이후 물건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임대차5법에 매도·매수 눈치장세 


전셋값이 계속 상승 중에 있다. 한국감정원 ‘7월 2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0 대책 이후로도 오름폭이 커져 0.13%을 기록했다. 올해 1월 1주 0.1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지난 13일 5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됐다. 같은 전용 면적으로 현재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6억~6억2000만원 선이다. 대치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6.17 대책 이후로 2년 실거주를 해야 하니 대치동에 전세를 줬던 주인들이 돌아오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은 지난달 15일 전용 84.97㎡ 7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후 거래가 없었다. 현재 같은 면적의 전세는 10억원 선에 나와 있다. 실제 거래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들이 전세가만 대폭 올려 놓은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서울 내 전세 호가가 높아지고 전세 물건이 귀해진 상황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 영향과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의 시행 시기를 보는 집주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정은 '임대차 3법'에 표준임대료 도입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권한 강화 등을 추가한 '임대차 5법'을 이달 안에 통과시킬 방침이다. 노원구 중계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5월 말 이후 매매 물건이 안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매매, 전세 다 귀하다"며 "전세는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 눈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반면, 지방에 몰려 갔던 갭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방사광 호재' 청주, "조정대상지역 해제하라"


서울에서는 매물 부족과 전셋값 폭등을 겪고 있다면, 지방은 잠잠하다. 특히 6.17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이 된 충북 청주 전세가 변동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6월 15일 기준 0.44%에서 0.17%, 0.09%, 0.04%였다가 지난주 0.11%을 기록했다. 다소 올라갔어도 지난 5월 8일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호재 이후 크게 올라갔던 것과 비교하면 큰 낙폭이다. 

지난 3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1차' 전용 99.126㎡은 4억47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1억8000만~3억원 선에 나와 있다. 복대동 C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호재랄 것도 없었는데 방사광 호재로 잠깐 들썩였다”면서 "조정대상지역 이후 갭투자자들이 팔고 나갔다"고 전했다.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투자이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갭투자자들이 전세 물건을 매매로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4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주관으로 '청주 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청주시 한 공인중개업자는 "6.17 대책과 7.10 대책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건 실수요자들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