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유튜브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드러냈다. 약 47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정보는 물론 경쟁사들의 치료제 개발 현황까지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그야말로 서 회장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특히 서 회장이 직접 공식적인 자리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은 여타 기업들과 차별화된 요소로 평가된다. 최소한 셀트리온의 치료제 개발이 사실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는 반응이다.

서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51개사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중 자체 개발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과 미국 제넨텍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체 치료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싼 가격이 문제"라면서 "보급형으로 만들려면 가격을 낮추고 부족한 케파(생산능력)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 회장은 해박한 지식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 주요 변이 등 전문가가 아니면 설명하기 힘든 내용도 막힘없이 서술했다. 치료제 개발에 대한 서 회장의 강한 자신감과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서 회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서 회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셀트리온은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한 후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선별했고 지난달 페럿을 대상으로 첫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효능시험에서 폐의 염증 수준이 현저히 개선되고 바이러스 역가가 100분의 1로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후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현재 피험자에게 약물을 첫 투여하는 인체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임상 1상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3분기 내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다.

▲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글로벌 개발 현황. 출처=셀트리온

서 회장은 항체치료제 개발 기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영국 등 해외에서도 임상을 추진한다. 국내 임상 1상은 50명 안팎, 글로벌 2상은 200~300명, 3상은 2000~3000명 규모를 계획 중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완료한다는 게 서 회장의 목표다. 그는 "임상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환자 모집이 빨라야 한다"며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잡아놨지만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개발비는 3000억원 정도"라면서 "코로나19 치료제는 공익재이기 때문에 이익을 낼 생각이 없고, 가급적 개발비용과 제조원가를 낮춰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업 생산을 개시하고 2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신청해 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업 생산을 9월 송도 1공장에서 10배치 규모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임상 2상이 끝나고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못지 않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주권을 가지고 있다"며 "항체치료제, 혈장치료제, 사이토카인, 백신 등 제품 라인업 전체에서 자체 개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 회장은 올해 연말 은퇴 계획에 변화가 없음을 시시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직접 지휘하고 연말이 지나면 후배에게 맡길 것”이라며 "제가 회장으로 있으면 개발되고 물러나면 개발이 안 될 정도로 허약한 회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서 회장이 떠나도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