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경기 가평군 청평면을 지나는 공도에서 포착된 트래버스 연식변경모델 추정 차량. 주간주행등의 테두리 디자인을 제외하곤 기존 시판 모델과 똑같이 생겼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지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의 연식변경모델로 추정되는 임시운행차량이 국내 공도에서 발견됐다. 기존 모델과 생김새를 비교할 때 극소수 부위를 제외하곤 모두 닮았지만, 지난 3월 지엠 본사가 공개했던 트래버스 부분변경모델과는 다른 외관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트래버스 부분변경모델의 출시 일정이 아직은 불투명한 가운데, 국내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연식변경모델로 차량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오후 경기 가평군 청평면을 지나는 공도에서 트래버스 신모델로 추정되는 임시운행차량이 포착됐다.

▲ 17일 포착된 트래버스 연식변경모델 추정차량(왼쪽)과 기존 트래버스 각 차량의 주간주행등 테두리 디자인(붉은 원 안)이 다르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한국지엠 공식 홈페이지 캡처

차량의 모든 부분이 앞서 작년 9월 국내 선보인 트래버스 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전조등 아래 주간주행등을 감싸는 테두리의 디자인에 기존 모델과 다른 형태를 보인다. 해당 차량의 후면부에는 ‘트래버스(TRAVERSE) AWD’, ‘프리미어(PREMIER)’ 등 차량 이름과 성능, 트림을 설명하는 레터링이 부착됐다. AWD는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의미하고, 프리미어는 기존 트래버스 트림 가운데 최상위 모델에 붙은 이름이다. 한국지엠이 주간주행등 테두리 외엔 기존 모델과 외관상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해 임시운행차량에 위장막을 씌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트래버스는 한국지엠의 경영난과 실적 부진을 딛고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 신차 라인업에 포함되는 모델이다. 트래버스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 물량으론 전량 수입된다. 한국지엠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자동차 모하비, 쌍용자동차 G4 렉스턴 등 국산차가 주도해온 국내 대형 SUV 시장의 대항마로서 트래버스를 내놓았다. 한국지엠은 작년 11월 고객에게 처음 인도한 뒤 이날까지 9개월 째 같은 상품을 판매해왔다.

트래버스는 당초 한국지엠 예상보다 양호한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작년 9월 한국에 배정된 트래버스 초도 수입물량 3000대가 한 달여 만인 10월 말께 완판됐다. 지난 상반기에도 월 평균 373대씩 누적 2238대 판매됐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이 제시했던 호실적 기준인 월 평균 400~500대의 최소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트래버스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요소로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소세율 5%를 적용한 트래버스 트림별 시작가는 4520만~5522만원 등 수준으로 책정됐다. 포드 익스플로러(5920만원·단일 트림) 등 동종 수입 모델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모델과 사양 차이가 존재한데 따른 가격차 이기도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 사항인 넓은 실내 공간이나 주행 성능 등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수요를 이끌어냈다.

트래버스는 다만 운전자 주행을 보조하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이 없고 구식의 내부 디자인을 갖춘 점 등 요소를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연식변경모델의 옵션을 재구성하고 가격을 조정하는 등 상품전략을 펼침으로써 트래버스 판매고를 높이려 할 것으로 추측된다.

▲ 지엠이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년형 트래버스의 전후면부 모습. 17일 발견된 연식변경모델 추정 차량과는 다른 생김새를 갖췄다. 출처= 지엠 공식 홈페이지

한편 트래버스의 부분변경모델은 실내외 디자인이나 옵션 등 측면에서 현 시판 모델보다 개선돼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투입 일정이 미뤄졌다. 유행병 때문에 트래버스 생산지인 미국 내 모든 사업장이 운영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트래버스 부분변경모델이 올 연말 미국에 출시된 후 오는 2022년 돼서야 한국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래버스 부분변경모델의 주요 특징으로 실내·외 디자인변경, ACC 등 반자율주행 사양 탑재, 파워트레인 성능 유지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