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외경 전경. 출처=한국콜마.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최근 한국콜마가 희소식을 안겼습니다. 바로 기름(오일) 성분을 넣지 않고 수분과 수용성 성분으로만 구성된 자외선차단제를 개발한 것이었는데요. 기존 자외선 차단제는 오일 성분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수용성 성분을 개발하고 오일이 없이도 자외선을 차단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오일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외선차단제는 해외에 일부 사례가 있지만 국내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계면활성제 일종인 유화제는 많이 사용할수록 피부를 자극해 트러블을 유발하는 문제가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콜마는 피부도 보호하고 촉촉한 겔(gel) 형태로 끈적임과 번들거림이 없는 사용감까지 개선한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햇빛을 차단해 피부를 보호하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선크림으로 시작한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차단 기능을 넘어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모든 빛을 차단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했고, 자외선차단제에 피부재생을 돕는 소재까지 첨가되면서 멀티 케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인데요. 한국콜마는 이 같은 한국 화장품의 자외선차단제 진화를 견인하고 있어 눈길을 모읍니다.

ODM 효시 한국콜마, 한국 화장품 ODM 정통 강자

언뜻 이 소식은 한국콜마만의 새로운 제품 탄생으로 연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중에서는 한국콜마 제품을 만날 수 없습니다. 이 회사가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이기 때문이죠. ODM이란 Original Development&Design Manufacturing 약자로, 연구 개발한 기술을 소유한 회사가 거래처 주문에 의해 제품을 납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개발력을 갖춘 제조 기업(제조사)이 판매망을 갖춘 기업(브랜드사)에 상품 및 재화, 그외 종합적인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죠. 지난 2012년 10월 한국콜마주식회사로부터 분할·설립된 한국콜마는 트렌드 파악, 상품 기획, 개발, 출하, 관리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 ODM 전문기업으로, ODM은 한국콜마가 국내 최초로 업계에 도입했습니다.

▲ 출처=한국콜마 2020년 1분기 사업보고서.

국내에는 약 2~300여개(ODM/OEM 추정)가 있는데, 이중 매출액 기준 상위 3사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로, 시장점유율 약 40%대를 차지합니다. 화장품 ODM 사업과 제약 CMO(위탁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77%가 화장품 ODM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콜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한 600여개 이상을 고객사로 둘만큼 한국 화장품 ODM 정통 강자로 꼽히고 있죠.

블루라이트·햇볕 자외선 차단 및 유전자 발현 돕는 피부재생 효과

다시 한국콜마의 자외선차단제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12월에도 자외선부터 블루라이트∙근적외선까지 전영역 유해광선 차단 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완료했는데요. TV, 컴퓨터모니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색소침착과 피부장벽 약화 원인이 되고, 근적외선도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온도가 1도씩 오를 때마다 콜라겐 분해효소가 활성화되면서 피부 탄력저하와 주름생성을 일으켜 주의가 요구됩니다.

▲ 출처=한국콜마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한국콜마의 유해광선 차단 기술은 피부를 손상시키는 유해파장 전 영역(290~1400나노미터)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타제품과 차별성이 강조됩니다. 선케어 한번으로 실내외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와 근적외선 등 다양한 유해광선을 차단하는 것이죠.

이 기술은 지난 3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153개국 다자간특허조약 PCT특허에 출원해 세계 시장에서 선케어 최고 기업으로서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콜마는 이를 토대로 다기능멀티 선케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고강도 가시광선(HEV light)차단 기술에 피부톤맞춤형 기술을 융합해 외부 유해요인을 차단하면서 깔끔한 피부톤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죠.

현재는 자생식물 추출 소재를 활용한 자외선 손상 피부 재생·보호 기술을 자외선차단제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국내 대부분 지역에서 자생하는 별꽃, 해바라기, 월귤에 있는 피부재생 효능을 추출해 자외선차단제를 만드는 것이죠. 별꽃과 해바라기, 월귤 성분에는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콜라겐 분해효소 생성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배율로의 혼합이 필수죠. 사실상 이 과정이 어려워 소재 개발에 한계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는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지난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만에 배합에 성공, 자외선차단제에 적용가능한 소재를 만들었습니다. TV, 스마트폰 등에서 흘러나오는 블루라이트와 햇볕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뿐 아니라 유전자 발현을 도와 피부재생 효과도 보게 된 것이죠.

한국콜마 R&D 산실 종합기술원, 융합기술 통한 '온리 원' 제품 개발 목표

한국콜마의 다양한 기술 개발 중심에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종합기술원이 있습니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약 5~6%를 R&D에 투자하고, 전체 인력 1/3이 R&D 인력으로 구성할만큼 인류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인데요.

그 결과 주름방지와 자외선 방어 및 태닝 등의 기능성 승인은 총 3650건에 이르고, 누적특허는 출원(611건)과 등록(337건)을 포함해 총 950여건에 달하게 됐죠. 품질관리 측면에서는 식약처 지정 CGMP(Cosmetic Good Manufacturing Practices)와 국제기준 CGMP인 ISO22716를 국내에서 최초로 인증받아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콜마는 품질관리에 엄격한 글로벌 고가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수주도 받으며 수준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콜마의 종합기술원이 지난해 8월 완성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읍니다. 이전까지만해도 한국콜마의 11개 연구소는 전국에 분산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고 빠른 피드백이 용이하도록 종합기술원 시대를 개막했죠.

종합기술원은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 3개 사업부분 연구소를 융합해 7개 연구소와 2개 연구센터로 운영되는 중입니다. 7개 연구소는 제품연구하는 스킨케어연구소, 메이크업연구소, 제약기술연구소, 식품과학연구소와 기능을 연구하는 핵심기술연구소, 피부천연물연구소, 융합기술연구소로 구성됐습니다.

한데 모아진 종합기술원의 탄생으로 한국콜마 영업∙마케팅 부서와 각 스탭부서는 연구원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각종 대응이 가능해 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입니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각 조직의 연구인력은 전문적인 학문/학술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각자가 필요한 장비를 항시 교류하면서 빠른 피드백을 주고 받고 있죠.

한국콜마의 목표가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기술을 융합해 국내에 없는 '온리 원(ONLY-ONE)' 제품개발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자외선차단제 뿐 아니라 화장품 전영역에서 모든 이들의 아름다움을 위한 한국콜마의 기술 개발 소식이 계속 전해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