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6.17 대책과 7.10 대책 등의 규제 홍수 속에서도 서울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 등은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청약 시장의 호조세에도 일부 지역은 가격 하락은 물론이고 분양 시장에서도 외면 받으면서 규제 여파가 비인기 지역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형 부동산인 주거용 오피스텔 역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브랜드 파워’ 쏠림 현상 가속화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은 중소형 상품의 대형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월 삼성물산이 동대문구에 분양한 ‘래미안 엘리니티’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51㎡A 72대 1 △51㎡B 97.43대 1 △59㎡A 94.59대 1 △59㎡B 117대 1 등의 청약 성적을 보였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난 1월 GS건설이 분양한 서울 강남구의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역시 △39㎡ 57.13대 1 △59㎡A 38.87대 1 △59㎡B 39.88대 1 △59㎡C 97대 1 등 높은 1순위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올해 상반기 60㎡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국 청약 경쟁률인 22.35대 1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단지는 인지도와 신뢰도에서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 실수요자들의 인식이다. 시공 노하우도 풍부해 평면이나 커뮤니티 등 상품에 대한 주거만족도도 높다. 브랜드가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브랜드 쏠림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지역 내에서도 양극화...“똘똘한 한 채 심화”

인기 주택시장인 수도권 아파트 시장도 규제 강화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은평구의 경우 대우건설이 시공한 ‘응암 푸르지오’의 경우 올해 6월 기준 지난 1년간 매매가격이 23.5% 상승했다. 중견 건설사가 시공한 인근 아파트의 경우 5년 늦게 분양됐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8.5% 남짓 상승하는데 그쳤다.

대림산업이 건설한 ‘인덕원 대림e편한세상 1차’의 중소형 평형의 평균 매매 시세는 12.6% 상승했지만 인근의 비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동일 면적이 같은 기간 6% 상승에 그쳤다.

청약 시장 역시 동일 지역임에도 경쟁률이 천양지차로 갈리고 있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포스코건설이 분양에 들어간 '더샵 송도 그린워크 3차'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63.5대 1을 기록했지만 SK건설이 인천시 중구에 분양한 '운서 2차 SK뷰 스카이시티'의 경우 1순위 공급 물량 중 212가구가 미달 세대로 남았다.

인천 검단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천 1호선 연장 신설역과 중심상업지구와 인접한 ‘인천 검단신도시 우미린 에코뷰’는 평균 27.21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지만 신설역과 중심상업지구에서 이격된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은 1순위 청약에서 0.15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지방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라북도 전주 덕진구 내에서 분양한 ‘전주 우아한시티’의 경우 KTX 전주역 역세권 단지로 평균 19.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덕진구 반월동에 들어선 ‘전주 반월동 광신프로그레스’의 경우 인프라 미흡 등으로 0.08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대체 주거상품인 주거용 오피스텔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아 같은 시장 내에서도 인프라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올해 6월 인천 부평구 중심상권 인근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의 경우 7.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평구 상권이면서 부평역 역세권 단지였다는 점이 수요자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4월 인천 서구 상권과 이격된 한 오피스텔은 0.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부산의 경우 부산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인근의 ‘해운대 중동 스위첸’ 역시 교통편과 인프라 확보로 93.0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중심 상권과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의 경쟁률은 0.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 관련 관계자는 “최근 규제 심화 등으로 임차인 확보가 유리한 중심상업지 인근 오피스텔 선호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역세권이나 상권 인프라를 갖춘 오피스텔은 환금성도 비교적 용이해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역시 “규제 여파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져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의 인기 입지라도 인프라 등으로 생활 환경이 우수하거나 미래가치가 뚜렷한 경우에만 청약을 시도하거나 시장에 진입하는 ‘똑똑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