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은 바람의나라:연의 출시를 기자들에게 알리며 보도자료를 통해 게임의 실제 플레이 화면을 풍부하게 제공했다. 보통 게임사는 신작 출시를 알릴 때 포스터 형태의 대표 이미지만 첨부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넥슨은 바람의나라의 ‘옛 모습’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어 한 것 같다. 바람의나라:연은 눈에 확 띄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플레이 화면은 과거 PC원작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무엇보다 현재 모바일 MMORPG 시장에 2D 도트 그래픽, 탑뷰 상하좌우의 움직임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바람의나라:연과 비슷한 게임은 찾아볼 수 없다. 차별화 요소가 확실한 셈이다.

▲ 바람의나라:연. 출처=넥슨

넥슨은 바람의나라:연을 소개하며 원작을 100% 계승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바람의나라:연을 플레이를 해보니 그런 자신감이 이해됐다. 계승은 디테일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넥슨의 시그니처 모션과 효과음·배경음은 어렴풋이나마 어렸을 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살짝 뭉개진 도트 그래픽과 투박한 글꼴도 그대로였다. 사냥터에서 정신없이 들리는 스킬 효과음은 PC버전과 거의 구분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20여년 전 구현된 투박함을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경쟁력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어찌 됐든 원작 팬으로서 추억은 무척 반가웠다.

핵심 게임성에서도 원작을 계승하려한 흔적이 보인다. 대표적인 게 그룹사냥이다. 원작에서 그룹사냥은 필수적이다.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각 직업은 스킬의 개성이 강하고 역할 분담이 명확해 타 유저와 함께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모바일 버전에서도 그룹사냥을 유도하기 위해 사냥터 근처의 유저를 자동으로 매칭해주는 퀵 매칭을 비롯해 각종 그룹 매칭을 최대한 쉽게 구현했고, 그룹인원에 따라 추가 경험치를 제공했다.

유료 장비 뽑기를 두지 않고 사냥을 통한 득템과 제작의 재미를 높였다. 유저들은 각종 던전 클리어와 레이드를 통해 아이템을 모을 수 있다. 레이드에서는 마지막 보스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클리어할 수 있게 만들어 컨트롤의 재미도 포기하지 않았다. 바람의나라 특유의 쿨타임이 짧은 스킬 난사와 콤보 연계 등은 모바일 버전에서도 유효했다. 무늬만 바람의나라가 아니었다. 

▲ 바람의나라:연. 출처=넥슨

물론 초반 진입 장벽은 많이 낮췄다. 타 모바일 MMORPG와 마찬가지로 자동사냥·퀘스트를 지원했다.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많았다. 특히 유저와 몬스터간 충돌이 불가능했던 원작 대비 서로가 서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불편함에서 발생하는 재미 요소보다는 편리함과 속도감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앱플레이어에서 모두 게임을 해본 결과 저사양 게임의 장점이 드러났다. 스마트폰은 발열 문제가 크지 않았고 문서 작업용 노트북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화면의 확대 축소가 가능했다. 특히 앱플레이어에서 100%로 화면을 넓히면 과거 바람의나라와 상당히 비슷해진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게임 도중 홈버튼을 누르고 다른 화면을 조금만 보고 있어도 재접속이 시도되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BM(비즈니스모델)에선 추억보다는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환수를 중심으로 한 뽑기 상품이 준비됐다. 확률형 외에 버프 지속형 유료 아이템도 눈에 띈다. 미션을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의 시즌패스형 아이템도 시도했다. 과금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유저들의 평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