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최근 V자 반등을 이뤄내고 있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성장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저점을 통과했지만, 정부 주도 성장과 더딘 민간수요 회복 등에 발목잡혀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은 전년 동기대비 3.2%(전분기 대비 11.5%)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올 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1.6%로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6.8% 역성장을 벗어나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6월 경기지표들 또한 전년동기대비 양호한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 경기 반등을 주도하고 있고, 민간 수요회복 등은 여전히 더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하반기 경기 속도는 가파른 반등보다 점진적인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V’자 반등은 긍정적…정부 주도 성장

17일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수석연구위원은 “2분기 중국경제의 회복은 코로나19가 진정됨에 따라 봉쇄조치를 해제하여 경제를 정상화하고 재정과 금융완화 등 강력한 부양조치를 단행한 결과이다”라며 “그 결과 2분기에 1분기 경제성장률 충격의 절반을 복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상재 연구위원은 다만 “이번 반등은 중국경제 고유의 특성인 정부의 의중이 반영되는 국영기업 중심의 회복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2분기 중국경제는 민간부문의 자생적 성장을 기대할만한 건전한 회복을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홍록기 연구원도 “중국의 기업 생산지표는 당국이 발표한 부양책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6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8%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2분기 증가율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부문은 고정자산투자인데, 들여다보면 정부가 투자 확대를 주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영기업 투자의 전년 대비 증가율 18.1%지만, 민간부문 투자 증가율은 1.9%에 불과했다”며 “상반기에 경기충격 최소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지출을 늘렸기 때문에, 하반기까지 해당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 회복세 여전히 미약…탄력적 회복 어려워

중국의 소비지표는 다른 주요국들보다 신속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과가 정책효과에 기댄 것이라는 점과 고용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을 완만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혜윤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소매판매·내구재 소비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라면서도 “서비스업 부문은 지난 5월 -18.9%에서 6월 –15.2%를 기록해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홍록기 연구원은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8% 감소했다. 5월의 -2.8%보다는 개선되었으나, 시장 예상치 0.5% 상승을 크게 밑돌며 3대 실물경기 지표 중 가장 부진했다”며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공급능력이 다시 축소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하반기 중국경제 회복 탄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업률과 대외수요 부진도 위협 요소

홍 연구원은 “중국의 6월 실업률은 5.7%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2%P 하락했으나,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상재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 때문에 여타 다른 국가들에 2분기 중국과 같은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주요국들 경제 회복세 제한이 향후 중국 경제 회복의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혜윤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수출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의료기기 수요급증과 언택트 경제 가속화에 수요급증 덕분이었다”며 “대외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한, 품목별 생산 회복 격차가 확대되고, 제조업 경기 반등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중국 증시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향후 다시 반등 할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DB금융투자 김선영 연구원은 “중국증시는 단기 상승 폭이 큰 상황임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중 관계 악화로 틱톡과 화웨이 이슈에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라면서도 “최근 상해 커촹반에 상장된 SMIC가 공모가 대비 201.9% 상승해 중국 증시에 관한 관심이 여전하다는 점과 15일 국무원에서 중국 보험사들의 주식투자 제한을 폐지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선영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일정 기간 변동성 확대를 겪고, 결국 유동성과 내수 소비 회복의 힘으로 2차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