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가 1000억원을 투자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동박'. 출처= SK(주)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SK가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0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한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SK㈜는 전기차 배터리 필수부품인 동박(Copper Foil)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Wason)사에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4월 이뤄진 약 27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후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박시장에 대한 선제 투자 차원의 결정이다.

왓슨은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로, SK㈜가 지난해 투자한 이후 경쟁사 인수와 공장 신설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7월 기준으로 왓슨의 전지용 동박 생산규모는 연간 4만t으로 글로벌 메이저 동박 제조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췄다. 2025년에는 14만t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 중 음극 소재로 쓰인다. 동박 제조는 얇고, 넓고, 균일한 표면의 구리 호일을 길게 만드는 것이 핵심기술로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과 우수한 설비 경쟁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 글로벌 동박 수요 증가 추이 예상. 출처= SK(주)

글로벌 완성차의 높은 요구 조건에 맞춰 고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왓슨을 포함해 전 세계 6곳에 불과하다. 2019년 왓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77억원, 781억원을 기록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 증가하는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동박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왓슨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는 이번 투자에서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박에 대한 수요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고려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을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의 현재 동박 수요는 14만t 정도다. 현재의 추세를 고려할 때 2025년 경에는 동박 수요가 75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SK는 전기차 관련 부품과 소재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왓슨이 고성장 하면서 SK㈜의 투자 선구안은 다시 한 번 입증될 것”이라면서 “선제적 추가 투자로 기업가치 증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