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셀코리아(Sell Korea)'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환율 안정화와 증시 회복에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경기 회복에 따른 지수 상승과 환차익까지 노린 '양편잡기'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3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 16조9064억원을 순매도했다. 또 16일(장마감기준)에도 1336억원을 순매도하며 '셀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도는 공매도 금지에 대한 영향이 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안정으로 위험자산 회피심리도 일정 반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5일 모더나 백신 효과 소식과 경기 부양 기대 등에 글로벌 증시가 상승했다. 특히 달러 인덱스는 지난 15일 기준 96.03으로 95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주요 6개국 기축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친 지난 3월 20일 10년래 최대인 103.60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과 각국 증시의 회복에 따라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실제 지난달 10일에는 96선이 붕괴된 95.95를 기록한 바 있다. 달러화를 안전자산으로 삼는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약화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설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바라봤다. 단발성에 그칠 수 있는 특정한 요인을 확대 해석하기를 경계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펀드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한 몫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 신흥국을 막론하고 최근 주가 반등기에 뮤추얼펀드를 통해 자금 유입이 진행된 국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며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세는 2019년 전후로 빨라지기 시작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주식형 펀드에서 패시브 펀드, ETF 등으로 다변화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진우 연구원은 "코로나19는 그 변화를 더 가속시키고 있다. 자산운용시장의 어려움이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외국인 복귀 지연의 현실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진우 연구원은 대만 증시 사례를 통해 다시 외국인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대만 TSMC는 애플 ARM 기반 프로세서 위탁 생산 기대감 등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며, 대만 증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에서 순매도를 이어갈 때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유입에 대한 전반적인 비관적인 의견도 나왔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메리트와 재정거래 유인 약화로 상반기와 같은 외국인 채권 순투자를 기대하기 힘든 가운데, 주식 또한 외국인의 매수세 재개가 본격화되고 있지 않다"라며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대만 등과 비교해 주력 기업들의 상대적 경쟁력과 주가 매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승지 연구원은 환율에 대해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경상 부문 달러 공급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없이는 타이트한 수급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당장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세로 전환하지 않고, 시기를 두고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현, 권희진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사이클은 10월 중으로 저점을 기록하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금융 사이클이 반등함에 따라 전체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4분기 중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