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사.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중기업계가 2분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에 나름 선방하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택배업계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 리스크에 '집콕(집에만 있음) 생활'이 늘고 온라인쇼핑객들이 지속 증가하면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별개로 보일러업계는 4월부터 친환경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비수기인 2분기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구업계는 한샘이 예상 밖의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 교체와 리모델링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연이어 발표하는 강화된 부동산 규제도 가구업계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주택자가 실거주할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 가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미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샘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5172억원, 영업이익은 172.3% 급증한 230억원을 기록했다. 리모델링 사업인 '리하우스' 매출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1% 급증한 덕분이다. 현대리바트도 호실적으로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리바트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3306억원, 영업이익은 116.8% 상승한 13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 증가에 넘쳐나는 택배 물량

택배업계는 '언택트'(비대면) 확산에 따른 온라인 쇼핑 증가로 2분기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불고 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경우 2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2%, 전분기대비 9.1% 증가한 2조74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 늘어난 택배 물동량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점"이라며 "국내 수출경기 침체로 수익성 하락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포워딩 부문도 항공포워딩(위생용품 수출)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글로벌 사업도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사업에서는 2분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중단된 국가가 늘었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택배업계 2위인 한진은 이미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한진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4.1%, 전분기대비 8.3% 증가한 5,271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과 전분기 보다 각각 24.7%, 7.5% 상승한 273억원을 달성했다.

주목되는 점은 한진의 경우 하반기에도 택배와 하역을 중심으로한 실적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롯데택배 처리능력이 한계에 달해 한진에 반사이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2021년까지 일 44만박스 택배 처리능력을 확대할 계획으로 늘어나는 시장물동량을 충분히 흡수할 여력이 있다"며 "롯데 택배 캐파가 확대되는 시점인 2022년까지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콘덴싱보일러 보급 보조금 지원에 보일러 구매 '쑥쑥'

보일러업계는 지난 4월 대기관리권역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2분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정부의 콘덴싱보일러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보조금을 받기 위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 경동나비엔은 2016년 35.6%에 그쳤던 콘덴싱 보일러 비중이 현재 80%까지 뛰었고, 귀뚜라미도 2분기 보일러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추세는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보일러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보일러 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이자 업계 1위인 경동나비엔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11.3%, 47.2% 증가한 1781억원과 11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온수매트에 이어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했고, 북미 시장의 경우 일반 온수기 시장 진입에 따른 매출 증가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 지속 속에 매출원가율 개선/판관비 부담 완화로 마진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배경으로 ▲콘덴싱 의무화로 평균판매단가 상승 및 콘덴싱관련 광고비 집행 축소로 마진 개선 ▲청정환기시스템 출시에 따른 추가 매출 발생 ▲북미 시장 일반 온수기 시장 진입에 따른 매출 증가율 확대 및 AS 충당금 부담 감소로 인한 마진 개선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유통망 재정비로 인한 매출 성장 가시화 및 메이가이치 재개 가능성 확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