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91년전인 1929년 발생한 월스트리트 대폭락은 역사상 최악의 증시폭락으로 간주된다.

10월 24일 시작돼 10월 29일까지 이어진 대폭락 기간 주가는 하루동안 10% 이상 폭락을 거듭해 한달도 되지 않아다우존스 지수가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공포와 혼란속에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마구 내다팔아 하루 거래량이 1300만 건에서 1600만 건에 달하기도 했다.

지금 기준으로 하루 1000만 건의 거래량은 대단하지 않지만 1929년의 주식매매건수 기록은 무려 33년이 지난 1962년이 돼서야 깨졌다는 점에서 1929년의 증시 버블과 폭락으로 인한 주식매매가 어찌나 대단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포효하는 20년대’라고 불리던 황금시대였던 미국의 1920년대는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다양한 문화가 선보이는 가운데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다우존스 지수는 1921년부터 1929년사이에 무려 6배나 상승했고 유명 경제학자인 얼빙 피셔는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이 없는 영원한 고점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경제지식이 없거나 증시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까지 모두 주식시장에 뛰어들어서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증시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공고해지면서 서민 투자자들은 증권회사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신용매입에 적극 나섰다.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무한 긍정은 시장의 거품을 키워나갔고 주식시장에 참여안하는 사람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거품에 대한 경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1929년 8월 미국 밀 생산이 과잉인 상황에서 다른 밀 수출국의 작황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밀 가격이 폭락하자 주식시장도 하락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싼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라면서 더 투자를 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들이 합류했다.

그동안 실물 지표인 자동차 판매지수와와 주택판매지수,강철 생산량 등은 계속 하락하고 있었다.

9월 3일 다우존스 지수가 381.17로 최고점을 기록한후 나온 뱁슨의 “폭락은 시작될 것이고 아주 심각할 것이다”라는 경고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10월에 대폭락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해 주가가 폭락한 이후 1929년의 재현여부를 놓고 술렁이던 미국이 최근들어 다시 2차 폭락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업률과 대부분의 사업체가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증시는 사상최고 수준을 넘었거나 육박하면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나 지난 3월 폭락 당시를 기회삼아 주식시장에 들어갔다가 큰 이익을 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식을 새롭게 접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하락과 상승을 타고 3만5000달러였던 투자금을 36배나 늘려서 125만달러를 만들었다는 성공담이 부러움을 낳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5주간 34% 하락했던 S&P500은 이후 11주간 40% 이상 상승했다.

이 투자자는 아마존, 애플 등의 우량주 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얻었지만 꽤 많은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들어갔다가 수익을 얻었다.

성공스토리에 취한 소액투자자들은 수수료가 없다는 것을 앞세운 모바일 주식거래앱인 로빈후드를 통해서 대박의 기회를 쫓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증시가 이상과열이라면서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진행중이고 2차 확산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이 좋을 리가 없고 실업문제도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운용사의 CEO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현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상태라면서 소액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나라고 조언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의 긍정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91년전 피셔와 뱁슨의 주장이 상반된 것과 복사판인데 누구의 말이 맞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