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코로나19로 불거진 비대면(언택트) 바람이 카드 결제 시장에도 불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점유율 약진을 일으키며 세대 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2~5월 지급카드(신용·체크카드 등) 일평균 이용실적은 2조41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선불카드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감소폭은 -3.0%로 커진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세 둔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에 힘입어 월별 감소폭이 줄어든데 이어, 5월에는 증가로 전환했다. 실제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3월 -7.4%, 4월 -4.4%, 5월 0.9%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전반적인 지급카드 이용실적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통계편제를 기록한 이래 2004년 1월~10월 신용카드 사태, 2009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2017년 10월 연휴일수 차이 등에 이어 네번째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지급카드 이용실적에 반영됐다. 2~5월 지급카드 이용실적 중 신용카드(-3.8%), 체크카드(-0.1%)는 줄었지만, 선불카드는 892.6% 급증했다. 선불카드 일평균 이용실적은 2018년 21억원, 2019년 25억원에서 올해 2~5월 240억원으로 늘었다.

▲ 지급카드 일평균 이용실적. 출처=한국은행

특히 2~5월 중 비대면결제는 일평균 8000억원(잠정치)으로 모바일기기·PC 등을 통한 결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성화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반면 대면결제는 일평균 1조4000억원으로 8.4% 감소했다. 또 대면결제에서도 실물카드 결제가 10.2% 줄었고,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결제는 9.1% 늘어났다.

또한 모바일기기·PC 등을 통한 결제(일평균 1조원) 중 간편결제 이용 비중은 편의성 증대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 5월 기준 42.7%를 차지했다. 이 같은 간편결제 비중은 2019년 1월 41.2%, 2019년 12월 41.8%, 올해 5월 42.7%로 코로나19 기간에 급증한 부분이 드러난다.

간편결제 중에서도 핀테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월 기준 69.1%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핀테크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월 63.3%, 2019년 12월 65.3%, 올해 5월 69.1%를 기록했다.

개인 신용카드 소비유형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드러났다. 2~5월 중 전자상거래 등은 비대면거래 선호, 자동납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21.4% 급증했다. 하지만 여타 업종은 대부분 감소했으며, 여행(-80.2%), 교육(-22.6%), 오락·문화(-16.8%) 등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항공업종은 예약취소에 따른 환급금 급증으로 이용실적이 지급카드 통계편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544억원)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으며, 여행업 부진의 영향으로 제주(-21.1%),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대구·경북(-14.2%), 부산·경남(-9.4%) 등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수도권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소재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용실적이 2.6% 증가했다. 이 부분을 제외 시 수도권도 -4.3%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