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현미경으로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나타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출처=마크로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멸한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부분은 글로벌 각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백신 개발과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난제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백신과 치료제의 역할이 각각 다르고, 투여 결과를 아직 확인할 수 없기에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 항체, 인체서 소멸?

독일에서는 코로나19 항체가 체내에 형성돼도 몇 개월만에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남부 뮌헨 슈바빙 클리닉은 코로나19로 치료를 받은 환자를 검사한 결과 혈액 내 중화항체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 책임자인 감염증 담당 클레멘스 벤트너 선임고문은 “9명의 환자 중 4명에서 중화항체가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는 회복된 환자들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대학 연구진도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 시민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후 치료된 환자에게서 중화항체가 사라진다는 해석을 내놨다. 연구진은 2만3000명 중 최소 1/4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단 4%만 항체가 형성됐다”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더라도 항체가 인체에 남아있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진은 크게 바이러스 재활성화, 재감염, 검사법 한계로 구분된다. 바이러스 재활성화는 체내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가 치료로 줄어들었지만 치료 후 다시 증가해 증상이 재발하는 사례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재확진 원인으로 이를 추측하고 있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앞서 “재확진을 받은 환자의 혈액을 검사했을 때 항체 형성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면 바이러스 재활성화가 원인일 것”이라면서 “핵심 항체인 중화항체가 만들어져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바이러스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거나 1~2년 내에 소멸되기도 한다. 아직 코로나19 중화항체에 대한 확실한 단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중화항체 소멸 시, 치료제ㆍ백신 무엇이 효과적?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핵심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하는 중화항체에 달려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바이오텍에 이어 글로벌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임상 결과를 공개한 모더나는 임상 참가자 중 일부 중화항체 생성 여부만 공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임상 참가자 모두에서 중화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중국 캔시노 바이오로직스의 DNA 백신은 대상자 108명 중 50~75%에서 중화항체가 발견됐다.

주요 백신 개발 기업으로는 ▲모더나(임상 3상 준비) ▲캔시노 바이오로직스(임상 2상) ▲이노비오(임상 2상 준비) ▲화이자ㆍ바이오엔텍(1상 및 1/2상) ▲아스트라제네카ㆍ옥스퍼드대학(임상 2/3상) ▲노바벡스(임상 1/2상) ▲다이나벡스ㆍ클로버ㆍGSK(임상 1상) ▲존슨앤드존슨(임상 1/2상 준비) ▲GSKㆍ사노피(임상 1상 준비) ▲머크(임상 1상 준비) 등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백신에서는 투약군 15명당 20일 간격으로 2회 투여를 마쳤다. 고농도 투약군에서는 전체 참여자의 50%에서 발열반응이 나타나 2번째 투약이 진행되지 않았다. 10마이크로그램(10μg), 30μg 투약군은 코로나19 완치 환자 혈청에서 발견된 중화항체의 1.8배에서 2.8배의 중화항체가 검출됐다. 환자 50% 이상에서 열을 비롯한 경미한 부작용 증상이 나타났으나 입원이 필요한 중증도 이상의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이외에도 3개의 후보물질에 대해서 임상 1상을 진행 중. 모든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가 공개되면 가장 효과가 뛰어난 물질에 대해서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임상 3상에서는 단순히 중화항체의 양이 아닌 실제로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50% 이상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투약받으면 코로나19 중화항체가 만들어진다. 코로나19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해 감염성을 억제한다. 숙주 세포에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이러스와 결합된 중화항체 복합체는 대식세포에 흡수되고 분해된다. 백신을 투약받아 생성된 중화항체가 인체 내에서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화항체는 대개 치료제로 활용한다. 이는 면역력이 낮은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치료제는 백신과 역할이 다르다. 치료제는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과 달리 감염질환이 나타났을 때 이를 치료할 때까지 투약하는 약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화항체는 수동면역의 개념이다”면서 “각 기업의 임상 디자인을 보면 대개 몇일 차, 몇일 차 등에 맞춰 지속해서 투여를 하는 방식이다. 제약사는 이와 관련한 부작용 데이터 등도 확보해야 한다.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출시된다면 까다로운 규제와 절차를 거쳐서 시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