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 치료제로 국내에 특례수입된 렘데시비르를 투여 환자 중 33%만이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6%에선 효과를 확인할 만한 근거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효과를 규명하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23개 병원의 중증환자 42명에게 공급됐다. 전체 42명 중에서 최근 현황이 파악된 인원은 27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의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상태가 변하지 않은 경우가 15명에 이르렀다. 악화된 환자도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 27명 중 66%에서 효과가 없었다고 풀이된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줄였고 환자들의 회복기간을 4일 정도 단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따라 한국은 렘데시비르를 특례수입하기로 결정 지난 7월부터 중증환자에 투여를 시작했다. 한국은 길리어드사이언스와 계약을 맺고 7월까지는 무상으로 공급되며 8월부터는 가격 협상을 맺고 수입하기로 했다.

한국은 렘데시비르 투여기준으로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로 정했다. 대상자 기준은 ▲흉부엑스선 또는 CT 상 폐렴 소견 ▲산소포화도(Room air PaO2) 94% 이하 ▲산소치료를 시행하는 사람(기계호흡, ECMO, Low flow, High flow) ▲증상발생 후 10일이 경과되지 않는 환자 등이다.

렘데시비르 효과 문제는 지난달 한 포럼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올 6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18개국 재외한국과학기술자협회가 공동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윤주흥 미국 피츠버그의대 교수는 “렘데시비르는 최근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 백인에게는 효과가 있으나 아시아인에게는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대상자 1059명 중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 참여한 코로나19 폐렴 환자는 52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표본이 적은 만큼 실험 결과를 아시아인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약대조군이 아니라 치료효과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망률을 낮췄다던지 증상을 단축시켰다던지 정확한 규명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투여환자에게서 28일째 사망률을 통해 과거의 사망률을 비교해볼 수 있겠지만 위약대조 연구가 아니므로 치료효과를 규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