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증시의 랠리는 펀더멘탈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Barron’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 주식 시장의 랠리로 단기 매도가 극에 달하면서 중국 증시의 흐름을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지난 10년 내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중국증권타임즈(China’s Securities Times)가 지난 주 1면 사설에서 "코로나 이후 '건강한' 강세장 육성이 중국 경제에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는 논설을 내보낸 이후 30억 달러 규모의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China Large-Cap ETF(FXI)는 9.5% 상승했다. 55억 달러 규모의 중국 최대 주식형 ETF인 iShares MSCI China ETF (MCHI)도 201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인 7.3% 급등했고, 14억 달러 규모의 Xtrackers Harvest CSI 300 China A-Shares ETF(ASHR)도 2015년 9월 이후 최대 폭인 11% 이상 치솟았다.

투자전문 기업 서스쿼하나 파이낸셜 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은 최근의 중국 ETF에 대한 열기를 ‘패닉 매수’(panic buying)이라고 표현했다. 

이 회사의 파생상품전략 공동대표인 머피 애널리스트는 "단기 변동성이 중기보다 훨씬 더 많이 이동하면, 패닉/스트레스/변동성이 단기에 이동한다는 신호"라며 "최근 우리는 랠리에서 보다는 매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인 중국 ETF의 강한 랠리에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을 무시하는 심리가 확산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5년의 대악몽(당시 중국 증시는 150% 치솟은 뒤 불과 3주 사이 30% 급락 반전했다)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리서치회사 가베칼 리서치(Gavekal Research)의 토마스 캐틀리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기업들의 과거 비슷한 수익을 냈을 때의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실적 성장 전망으로는 이 활황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타에 따르면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9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6.5% 치솟았다. 10일 지수가 후퇴했지만 연초 대비 상승률은 10.9%에 달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의 우량기업들이 편입되어 있는 CSI 300 지수는 지난 주 5.7% 급등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분기 비금융법인 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51%나 감소했다.

산업 이익이 경기 회복과 함께 점차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올해에는 미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개틀리 애널리스트는 "6~12월 산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한다 해도 연간 이익으로는2019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의 공식적 지원과 유동성 대책 완화가 결합돼 시장 활황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루이스 쿠이즈 아시아경제팀장은 "유동성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와 완화된 대책에 대한 전망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여신은 3조 4000억위안(580조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최근 발표된 매크로 지표가 중국 경제의 청신호를 예고한 것도 한 몫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2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급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증시의 단기 급등과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에 대한 경계는 여전하다.

BCA 리서치의 징 시마 중국투자 전략가는 "미국에서 나타난 주가와 펀더멘털의 디커플링 현상이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